지난 7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의 화웨이 부스 모습.사진=연합뉴스


중국 정부는 미국의 대(對)중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제한으로 자국산 칩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자 생산품 분배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자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중신궈지(SMIC)의 생산품을 화웨이 등 특정 기업에 우선 배정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로 자체 개발 어센드 칩 생산에 중신궈지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반도체 생산량이 국내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진보연구소(IFP) 기술연구원 사이프 칸은 “예상 수치에 5를 곱해도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기술기업들은 제한된 자국산 칩을 확보하려 경쟁하며 일부는 미국 엔비디아 고성능 칩을 밀수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입수한 계약 내용을 통해 엔비디아 최신 블랙웰 랙 16대 이상이 소형 부품 형태로 선적된 뒤 중국 내 재조립돼 11월 인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규모는 대규모 에이아이 모델 훈련에는 부족하지만 연구나 응용프로그램 개발에는 유용하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 첨단기술 봉쇄에 대응해 반도체 자립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9월 자국 기업에 엔비디아 중국 전용 저사양 칩 주문을 중단하라는 통보를 내린 데 이어 5일 신규 데이터센터에 자국산 칩만 사용하라는 지침을 하달했다.

구형 엔비디아 칩 사용 금지 지시도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중국 엔지니어들은 자국산 칩의 과열·시스템 충돌·소프트웨어 지원 부족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화웨이 등은 수천 개 칩을 연결하거나 메타엑스(MetaX)처럼 소형 칩을 묶는 방식으로 우회하고 있으나 데이터센터 전력 소모가 급증해 지방정부가 전기요금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은 칩을 완전히 자급자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소식통은 “정부가 생산품 분배에 개입할 정도로 부족 사태가 심각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