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에서 운용 중인 B-2 스텔스 폭격기(가운데)와 F-35 전투기.사진=연합뉴스
미국 군사전문매체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The National Interes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의 스텔스 전략폭격기인 비(B)-2 스피릿(Spirit)이 역사상 가장 비싼 군용기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현대 전쟁에서 항공기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세계 각국은 공중 우세 및 최강의 전투력 확보를 위해 최첨단 항공기 생산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첨단 스텔스 기능과 뛰어난 기동력, 데이터 융합 기술 등이 접목되면서 각 항공기의 생산 비용도 급상승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역사상 가장 비싼 군용기는 지난 1997년부터 도입된 세계 최초의 스텔스 전략 폭격기인 B-2 Spirit으로, 대당 가격은 21억 달러(약 3조 8백억원)로 평가된다.
이 폭격기는 모두 21대가 제작되었으며, 그 가운데 19대가 현재 가동 중이다. 최고 속도는 마하(Mach) 0.95, 최대 항속거리는 1만1천여킬로미터(km)이며,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를 최대 18톤(t)까지 탑재할 수 있다.
이런 항속거리와 놀라운 탑재 능력 덕분에 지난 6월 미군의 이란 핵시설 공격 당시 7대의 B-2 폭격기가 주둔지인 미주리주(州) 화이트먼 공군기지에서 지구 반대편 이란까지 논스톱으로 이동해 초대형 폭탄인 '벙커버스터 지비유(GBU)-57'을 성공적으로 투하하면서 그 진가를 확인했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비싼 군용기인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사진=연합뉴스
두 번째로 비싼 군용기는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브이씨(VC)-25비(B, 에어포스 원)로, 가격은 19억 달러(약 2조 7천9백억원)이다.
1990년에 출시된 이 항공기는 보잉(Boeing) 747-8 플랫폼을 기반으로 단 2대가 제작되었으며, 미국 대통령이 위기 상황에서 공중 지휘 센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최고 수준의 안전 및 보안, 통신 기능 등을 갖추고 있다.
미국의 차세대 스텔스 전략 폭격기 B-21.사진=연합뉴스
세 번째는 현재 미국이 비(B)-2 폭격기의 뒤를 이을 차세대 전략폭격기로 개발 중인 비(B)-21 레이더(Raider)로, 대당 비용은 7억5천만~8억 달러(약 1조 1천억원~1조 1천7백억원)로 추정된다.
2027년 출시 예정인 이 폭격기는 현재 시제품으로 3대가 제작되었다.
스텔스 기능을 구비했으며 최고 속도는 마하(Mach) 0.8, 무기 적재량은 9.1톤(t)으로, 핵 공격과 재래식 공격 임무를 모두 수행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에서 네번째로 비싼 군용기인 F-22 스텔스 전투기.사진=연합뉴스
네 번째는 세계 최강의 전투기로 알려진 에프(F)-22 랩터(Raptor)로, 대당 가격은 3억5천만 달러(약 5천1백억원)이다.
지난 2005년에 처음 출시돼 모두 195대(시제기 8대 포함)가 제작되었으며, 2012년 생산이 종료되었다.
다섯 번째는 지난 1966년 처음 출시되었고, 현재는 폐기된 정찰기인 에스알(SR)-71 블랙버드(Blackbird)로,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대당 가격은 2억7천만 달러(약 4천억원)로 평가된다.
이 정찰기는 마하(Mach) 3 이상의 비행속도를 견딜 수 있도록 티타늄 소재로 제작되었으며, 8만피트(ft, 약 2만4천미터(m)) 이상의 고도에서 정찰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지대공 미사일을 추월할 만큼 빠른 속도를 자랑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냉전의 상징이었던 이 항공기는 냉전 종식 및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인공위성의 등장으로 역사에서 사라졌다.
그 뒤를 이어 보잉(Boeing) 737-700 기종을 기반으로 제작된 조기경보기인 엔이(NE)-7A 웨지테일(Wedgetail, 최대 2억5천만 달러·약 3천7백억원), 조기경보기인 이(E)-2디(D) 어드밴스드 호크아이(Advanced Hawkeye, 2억2천만 달러·약 3천2백억원), 세계 최강의 해상초계기인 피(P)-8에이(A) 포세이돈(Poseidon, 2억 달러·약 2천9백억원), 유럽 4개국 합작품인 유로파이터 타이푼(Eurofighter Typhoon) 전투기(최대 2억 달러·약 2천9백억원) 등이 각각 6위부터 9위까지를 차지했다.
10위는 에프(F)-35 라이트닝투(Lightning II) 전투기(최대 1억3천만 달러·약 1천9백억원)로 집계되었다.
일반형, 함재형, 수직 및 단거리 이착륙형 등 3가지 버전으로 출시된 에프(F)-35 전투기는 올해까지 모두 1천 대 이상 생산되어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만들어진 5세대 전투기로 평가받고 있으며, 대량 생산을 통해 대당 비용을 크게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