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 장병들.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안 일환으로 종전 후 우크라이나의 병력 수를 제한 없이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고 블룸버그통신(Bloomberg News)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러시아가 종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군의 규모 축소를 요구할 수 없도록 사전에 봉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안보 보장안은 유럽 국가들의 연합체인 '의지의 연합'(Coalition of the Willing)의 작업에 기반하여 마련될 예정이다.

영국과 프랑스의 주도로 결성된 이 연합체는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협력을 목표로 한다.

특히, 안보 보장 패키지 내에는 미래에 다국적군을 창설하는 방안까지 포함될 예정이어서 국제 사회의 협력 범위가 크게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군과 정보 당국이 이런 내용을 포함한 안보 보장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18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 우크라이나, 유럽 정상들의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 방안에 미국의 참여를 더욱 명확히 하는 내용이 거론되었다고 전했다.

이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European Union) 집행위원장,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 '의지의 연합'을 구성하는 유럽 국가의 정상들이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했다.

이들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공동 지원을 재확인하고, 우크라이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제5조와 유사한 형태의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방안에 폭넓게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집단방위 체제의 구체적인 방식과 미국의 역할 등은 당국의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소식통들은 밝혔다.

러시아는 그동안 휴전의 주요 요건으로 우크라이나의 '완전 무장 해제'를 주장해 왔기에, 이러한 안보 보장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러시아 외무부는 최근 성명에서 나토 회원국의 군이 우크라이나에 진입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는 씨엔엔(CNN, Cable News Network)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나토 제5조와 비슷한 보호를 제공할 수 있다는 데 대해 러시아도 동의했다고 밝혔으나, 블룸버그통신은 과거 러시아가 '거부권'을 갖는 방식 등으로 사실상 효력이 거의 없는 안보 보장을 제안한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하며 협상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서로 선물을 교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 다리를 잃은 자국군 하사관에게서 받은 골프채를 선물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열쇠 모양의 선물을 건넸다.

CNN은 선물 교환 역시 양 정상 간 관계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에는 백악관을 찾아온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면전에서 모욕을 주며 굴욕을 안겼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였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