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국민학교 풍경(현 초등학교).인터넷 캡처


◆ 가난했던 시절, 그리고 저항의 시작

스스로를 청년이라 칭하는 아해들아 너희는 무엇을 걸었느냐? 너희는 무엇을 잃었느냐?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 너희 탓이 아니라 생각하느냐? 그럼 누구의 탓이라 생각하느냐? 필자와 같은 50대? 60대? 소위 말하는 똥팔육 기득권 세대 탓이라 생각하느냐?

내 나이 50이다. 지금껏 살면서 하루도 호락호락한 날이 없었다. 내 부모세대가 읽으면 혀를 찰지도 모를 이야기를 해보마. 내가 어리적 우리 동네는 못살고 가난한 농촌이었다. 초등학교 한 교실에 60명씩 짝을 이루어 10반 13반이 넘치도록 좁은 교실에 모여 공부했다. 당시에도 도시락을 싸오지 못해 점심시간에 슬그머니 교실밖 운동장으로 나가 수돗물로 배를 채우던 친구들이 대여섯은 되었던 것 같았다.

끼니를 때우지 못해 옆집 정지(부엌)을 뒤지다 걸려 야반도주해 친구들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곤 했다. 1980년대 이야기다. 도시에선 그런일이 없었을지 모르나 포항의 시골마을에선 흔하디 흔한 이야기다. 중동 건설붐을 맞아 헐벗고 굶주린 친구의 부모님들이 해외로 나가 생이별 끝에 한달 휴가를 받아와 재회하며 학용품을 나눠주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너희는 적어도 국가적 가난 또는 지역적 가난을 겪어보진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개별 가정의 가난은 지금도 여러 가정을 괴롭히고 있으니 차치하고 넘어가자. 그렇게 어려운 시절이 지나가는 듯 했다.

1980년 10월 17일 고대생 200~300명 '5.18' 이후 첫 시위.사진=인터넷 캡처


◆ 주사파와 똥팔육의 저항

가난에 못이겨 길거리로 나선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김일성의 주체사상에 심취해 가난을 이용하고 가난한 자들을 선동해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국민과 국가에 대항하는 세력들이 준동하기 시작했다. 그들을 일컬어 '주사파'라 부른다. 그들은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 등 사람들을 계급으로 나누어 부르며 혁명을 부르짖었다.

개인 노력의 결과와 경쟁으로 인한 성공이 아닌 평등과 분배를 외치면서 사회를 뒤집으려 거리로 나섰다. 그렇다. 소위 말하는 똥팔육 세대를 말하는게 맞다. 그 빌어먹을 똥팔육 놈들이 지금 나라를 좀먹고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려 하는 너희들이 혐오하는 그 5060 세대가 맞다는 말이다.

백신 진실규명 유족 협의회(백진협) 집회에서 연설하는 필자

◆ 50대 아재의 분노와 고백

나이 50된 아재가 왜 너희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할까? 내 비록 극우중에서도 극우의 생각과 신념을 가지고 있지만, 똥팔육 잡것들이 지금의 기득권이 되기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정도는 잘 알고 있음이니라.

똥팔육 잡것들이 지금의 위치에서 나라를 좌지우지하기 위해 온몸을 불사른 그 시절 말미를 조금이나마 경험했기에 할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그놈들은 적어도 정부와 기득권에 대항하고 대립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거리로 나섰고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한 저항을 했다. 너희들과 잡것들이 군부 독재시대라 일컫는 그 시절에 말이다.

국도와 고속도로 곳곳에 검문소가 있고, 시외버스를 불시에 세워 검문검색하고 경찰들이 수시로 돌아다니며 지나가는 행인을 붙잡아 불심검문하고 문제 있는 놈들을 붙잡아 물고문을 일삼던 그 시절에도 그 똥팔육 잡것들은 화염병과 보도블럭을 깨 던지면서 극렬히 저항하고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반공방첩 사상의 철저한 교육과 대민 감시가 상식이었던 시절이며, 국가보안법이 엄중하던 시기였고, 범죄자들은 삼청교육대로 끌려가 매타작이 일상이었던 그러한 시절이었다. 그럼에도 김일성 주체사상에 빠져 대한민국의 체제를 전복시키려는 그 똥팔육 잡것들은 격렬한 저항으로 결국 수십년 만에 이지경의 나라로 만들었다.

자유대학 청년 집회.사진=엑스(X. 구 트위터) 캡처


◆ 청년들에게 고함

청년들아...

너희들은 그럴 각오가 되어 있느냐? 서부지법 난입 정도의 저항으로도 모질고 힘든 저항으로 생각하는 너희들이 과연 앞서 이야기한 똥팔육 잡것들의 폭정에 대항하여 이 나라를 바로잡을 각오가 되어 있다고 생각하느냔 말이다.

이 글을 쓰는 50살 아재인 필자는 너희들 같이 미래가 창창했던 하나뿐인 어린 딸을 잃었기에 이 나라가 망하던 부흥하던 아무런 감흥이 없어졌다. 내가 무엇을 하는지는 굳이 이야기하지 않겠다. 이 아재도 나름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너희들처럼 나라를 바로 잡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건 나중에 자식을 낳아보면 이 아재를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각설하고, 청년들아 너희가 혐오하고 싸우려 드는 그 똥팔육 잡것들이 어떠한 인고의 시간을 지내서 지금에 이르렷는지부터 잘 연구해보거라. 너희들이 얼마나 미약하고 부족한 싸움을 하고 있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지금 이 나라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바로잡지 못한다에 이 쓸모없는 목이라도 걸어주마.

부정선거 1인 시위.사진=엑스(X. 구 트위터) 캡처


◆ 스스로 싸워라

너희들이 이 싸움에 어떤 각오로 임해야 하는지 꼭 한번 생각해보길 간절히 바란다. 기존 정치인들에 기대지도 말고 유명세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지도 말고 정치 지망생들과도 거리를 두어라.

청년이라는 이름으로 싸우려거든 너희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해 시행착오를 겪으며 스스로 성장하라. 지금 청년이라는 이름을 빌려쓰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배척하거라.

그놈들이 지금의 이 나라로 만든 범인일지니...

청년들아 싸우려면 제대로 싸워라...그렇지 않으려면 그냥 순응하며 받아들이며 쥐죽은듯 살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