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당 대표 본선 진출자가 확정된 가운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반을 둘러싼 주자들 간의 2 대 2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반탄파'로 분류되는 김문수 전 노동부 장관과 장동혁 의원, 그리고 '찬탄파'인 안철수, 조경태 의원이 본선에 진출하며 지난 대선 후보 경선과 유사한 탄핵 찬반 대결 양상이 재현됐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권 주자들은 윤 전 대통령 탄핵 문제와 함께 인적 쇄신을 핵심 이슈로 삼고 있다.
반탄파 후보들은 윤석열 정부의 핵심 인사로 평가받는 당내 구주류를 포함한 보수 세력의 단합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이들은 극우 논란이 제기된 전한길 씨와 윤 전 대통령 지지층까지 포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전 씨를 포함한 보수 유튜버들이 주최한 토론회에도 참석했다.
김문수 후보는 보수 유튜브 출연을 통해 "우리 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은 내부 총질"이라며 "이재명 총통 독재와 싸우는 것이 우선이며 모두가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장동혁 후보는 YTN 라디오에서 "비판이 있다고 절연하자는 방식으로는 국민의힘이 강해질 수 없다"며 포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공세에 앞장섰던 김문수, 장동혁 후보는 이번 전대 국면에서도 민주당 정청래 대표를 "극좌 테러리스트", "내란 교사범"으로 규정하며 '강한 야당론'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찬탄파 후보들은 윤 전 대통령 및 그의 지지층과의 절연을 촉구하며 인적 쇄신을 전면에 내세웠다.
안철수 후보는 대선 패배 책임을 묻는 내부 인적 쇄신을 주장하며, 전한길 씨와 같은 '계엄 옹호론자'들과는 함께 갈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는 대구시당 기자회견에서 "탄핵 반대 주장은 헌법재판소 판결을 부정하고 법치주의에 위배된다"며"계엄 옹호론자들과 손을 잡는 것은 내부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경태 후보는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당시 관저 앞에 모였던 국민의힘 의원 45명에 대한 인적 쇄신을 촉구하며 더욱 과감한 혁신을 요구했다.
조경태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뜻에 반하는 '윤어게인'과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을 쳐내지 못하는 국민의힘이 국민 눈에 어떻게 보이겠는가"라고 지적하며 "국민의힘은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국힘 전대 본선 진출한 김문수·안철수·장동혁·조경태.사진=연합뉴스
4파전으로 진행되는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가 탄핵 찬반 구도로 흐르면서,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1, 2위 후보가 결선 투표를 진행하게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는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안철수·조경태 후보가 각각 같은 성향의 지지층을 두고 표심 쟁탈전을 벌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예비경선과 달리 본선에서는 당원투표가 80%(국민여론조사 20%) 반영되는 만큼, 강성 당심을 잡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통적인 보수층의 표심은 반탄 후보들에게 더 쏠려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본경선 진출에 실패한 주진우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본선 진출 후보들에게 "멋진 경쟁을 해달라"고 당부하며 "개헌저지선을 지키고 통합과 쇄신을 함께 이뤄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