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합의 일러스트.사진=연합뉴스

영국, 프랑스, 독일(E3)은 12일(현지시간) 이란이 8월 말까지 핵 협상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를 복원하는 ‘스냅백’ 메커니즘을 발동하겠다고 유엔에 통보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Financial Times)는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안보리에 보낸 서한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E3는 서한에서 “이란이 8월 말까지 외교적 해결책을 찾지 못하거나 제재 해제 연장 기회를 잡지 못하면 스냅백을 발동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란이 2019년 이후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을 고의로 위반해 제재 재개가 법적으로 정당하다고 밝혔다.

E3는 2015년 JCPOA 서명 당사국으로, 당시 이란 경제 제재 해제에 합의하면서 이란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제재를 복원할 수 있는 스냅백 조항을 포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1기 행정부 시절 JCPOA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2기 행정부 출범 후에는 ‘최대 압박’ 정책을 통해 핵무기 생산 저지를 위한 협상을 진행했으나, 우라늄 농축 중단을 둘러싼 이견으로 진전이 없었다.

특히 6월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과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이후 협상은 사실상 중단됐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사진=연합뉴스


E3는 7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협상 재개를 논의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스탄불 회담에서 E3는 이란이 9월 이전에 미국과 협상을 재개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와 협력하면 스냅백 시한을 연장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란은 우라늄 농축 권리 고수와 함께 미국의 비공격 보장, 전쟁 피해 보상 등 ‘신뢰 구축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2일 아이24뉴스(i24news) 인터뷰에서 “이란은 여전히 400킬로그램의 농축 우라늄을 보유 중이며, 이는 핵시설 공습에도 파괴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이 양이 원자폭탄 생산에 충분하지 않으며, 공습으로 이란의 핵 계획이 차질을 빚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