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위장 북한 IT인력 (PG).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사이버 공간에서 정보 탈취와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회색지대 전쟁(gray zone warfare)'에 관여를 확대하고 있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이는 전통적인 무력 충돌과 평시 사이의 모호한 영역에서 북한 김정은 정권이 비대칭 전력을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보안회사 레코디드 퓨처(Recorded Future)의 스콧 카르다스(Scott Kardas) 지정학적 위협정보 분석가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코리아소사이어티 주최로 열린 '북한 사이버 전략의 진화' 전문가 토론에서 "요즘 우리가 보는 가장 큰 이슈는 회색지대 전쟁이라는 개념"이라고 밝혔다.
카르다스 분석가는 "병원에서 환자 정보를 훔치는 것을 두고 전쟁 행위라고 규정할지에 대해 국제사회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모호성이 북한 김정은 정권이 회색지대 전쟁에 관여할 유인을 크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국가가 사이버 공간에서 정보 활동을 하지만, 북한은 "사기와 불법 수단을 통해 막대한 돈을 탈취하고 있다는 점이 다른 국가들과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북한 김정은 정권이 가상화폐 탈취 외에도 북한 정보기술(IT, Information Technology) 노동자의 위장 취업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유엔(UN, United Nations)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Security Council)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 3월 공개한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서 북한의 정보기술(IT) 분야 노동자들이 연간 약 2억5천만 달러에서 6억 달러(약 4천450억 원에서 8천300억 원)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카르다스 분석가는 보고서들을 인용해 "북한 정보기술(IT) 노동자들은 수입의 약 10퍼센트(%)만 갖고 나머지 90퍼센트(%)는 북한 김정은 정권이 가져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자금세탁 비용과 기타 모든 비용을 차감하기 전 북한 김정은 정권이 얻은 총수익은 유엔(UN) 보고서 추정치보다 큰 1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레코디드 퓨처(Recorded Future)의 미치 하자드(Mitch Hazard) 수석 위협정보 분석가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으로 인한 원격근무 확산이 북한 김정은 정권에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하자드 분석가는 "팬데믹(Pandemic) 후 모든 사람이 원격근무를 하면서 의심스러운 정보기술(IT) 분야 인력이 전 세계 다양한 회사에서 구직 활동을 한다는 보고들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국가가 사이버 공간에서 첩보 활동을 수행하기 때문에 북한 김정은 정권이 적대국으로부터 정보를 훔치려 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북한 김정은 정권과 다른 국가들과의 차별점은 사기와 불법 수단을 통해 막대한 돈을 탈취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