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알래스카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영토 교환'을 통한 전쟁 종결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제사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회담에 불참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강한 긴장감을 안겨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The New York Times)는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앞두고 폭스뉴스 라디오(Fox News Radio)와의 인터뷰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구상을 피력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이번 회담이 "다음 단계의 매우 중요한 회담을 위한 상을 차리는 것"이라며, 후속 회담에는 젤렌스키 대통령 또는 유럽 국가 정상들이 참여하는 3자 또는 다자 형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이나 종전 합의에 있어 "어느 정도 경계와 땅에서 주고받기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해,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점령한 영토 일부의 편입을 공식화하는 방식의 협상이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다음 단계 협상이 "매우 속히 열려야 한다"는 뜻을 강조하며 알래스카를 유력한 후속 회담 장소로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익명을 요청한 키이우(Kyiv) 주재 유럽 외교관과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소식이 "평화 협정으로 인해 러시아에 영토를 넘겨주어야 할 수도 있으며, 푸틴 대통령에게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날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우크라이나의 우려를 현실화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협상에서 배제되거나 러시아가 협상 조건을 좌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전방위적인 외교전에 돌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을 포함한 20명 이상의 유럽 정상들과 통화했으며, 프리드리히 메르츠(Friedrich Merz) 독일 총리와도 화상 회의를 통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체를 점령하려 한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을 방문해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영국 총리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 대해 "합의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낙관하면서도, "25퍼센트(%)의 실패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이나 종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러시아산 제품 수입국에 대한 고율의 2차 관세를 도입하는 등 추가 제재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동시에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인 제재"와 "경제적인 인센티브(incentive)" 모두 강력한 협상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직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딜(deal)을 협상하기보다, 양측이 '자신들의 딜(deal)을 협상하도록' 유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회견 후 공동 기자회견 개최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공동 회견이 좋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캐롤라인 레빗(Karoline Leavitt) 백악관 대변인이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양 정상의 공동 기자회견이 개최될 것이라고 예고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내용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수년간 구금 상태인 홍콩 빈과일보(Apple Daily) 전(前) 사주 지미 라이(Jimmy Lai)의 구명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