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질의에 답하는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 실장
김규철 국토부 주택토지 실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도 국토위 산하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시세 통계 조사·공표 폐지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이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할 때, 주간 동향 조사를 조기에 폐지하는 것은 큰 부담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규철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의 관련 질의에 대해 이같이 답변했다.

김 실장은 "아직 정리된 부분은 없고, 대안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밝히며, 현 주간 동향 조사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에 대한 여러 우려 사항을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토부는 주간 동향 조사는 하되 공표는 하지 않는 방법, 격주 단위로 조사하는 방법, 그리고 주간 동향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하는 방법 등 몇 가지 대안을 놓고 현재 내부 검토 단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부동산원은 2013년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주간 아파트 매매 및 전세 시세 통계를 발표해 왔다.

이 통계는 시의성 있게 시세 변동 추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표본 조사와 호가 등을 참고하는 방식이라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아파트값 통계 발표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자, 2023년 12월 국책 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에 관련 연구 용역을 발주하기도 했다.

정부는 현재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잦은 통계 발표가 시장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는 입장과, 주간 통계가 사라질 경우 비공식 정보에 의존하는 시장 왜곡이 심화할 것이라는 의견 사이에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손태락 한국부동산원 원장 질의에 답변
손태락 한국부동산원 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도 국토위 산하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국감에서 한국부동산원 손태락 원장은 주간 아파트 시세 공표의 투명성과 정확성을 지적하는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에게 "주간 조사를 계속하느냐의 문제는 정책 당국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답했다.

손 원장은 "수많은 정보를 다 모아서 판단하고 있으며, 더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거래가 많을 경우에는 실거래 자료만으로 조사가 가능하지만, 거래가 없을 경우에는 인근 시세나 호가 등을 포함하여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손 원장은 주간 시세 통계가 부동산 시장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이해하고 있다"며 "그 부분(주간 시세 공표 폐지)은 정책 당국과 협의해서 정리해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주간 통계가 없다면 시장에 대비할 수 있겠느냐'는 배준영 의원의 질의에는 "월간 통계, 실거래 지수, 민간에서 하는 조사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필수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손 원장은 이날 국감 모두 발언에서 "부동산 공시 가격과 부동산 통계의 정확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하며, 공시가격에 대한 외부 검증 강화, 산정 시스템 기능 개선, 에이아이(AI, Artificial Intelligence)를 활용한 통계 검증 체계 도입,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부동산통계위원회 내실 운영을 통해 부동산 통계의 정확성을 향상하겠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