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에 답변하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일 경주엑스포대공원에서 도정 종합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가 오는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정상회의와 연계해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중 정상회담의 장소로 국립경주박물관을 미국 측에 추천했다.

이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경주를 세계적인 역사문화 관광지로 발돋움시키려는 전략적 의도로 풀이된다.

이철우 지사는 23일 오후 경주 엑스포 대공원 내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조셉 윤 대사대리에게 미중 정상회담을 경주박물관에서 여는 것이 좋겠다고 추천했다"고 밝혔다.

그는 신라의 금관이나 성덕대왕신종 등 국보급 유물이 소장된 국립경주박물관이 "한국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라고 추천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윤 대사대리는 "같은 내용을 중국 측에도 전해달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이 지사는 덧붙였다. 다만 경상북도는 현재 추천 단계일 뿐, 개최지로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국립경주박물관 외에도 소노캄 측이 조성한 약 1백79평 규모의 PRS(정상급객실)용 대형 공간도 정상회담 장소 등으로 활용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이 지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이 경주에서 만나기를 바라왔으나, 현재로서는 이들이 경주를 방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판문점이나 다른 지역을 염두에 두고 물밑 접촉을 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의 회담이 성사되어 남북 평화의 기반이 마련되면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엄청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 지사는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도 중요하지만, "세계에 경주를 어떻게 알릴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미중 정상회담이 경주에서 개최된다면 "경주가 세계적 관광지로 발돋움하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정상회의 준비에 있어 "거리의 수목 관리부터 호텔 비품까지 약 1천 가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직접 살폈다"고 밝히며 철저한 준비 과정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이 지사는 미중 정상회담이 반드시 개최되어 경주가 "세계의 이목을 끌면서 로마처럼 빛나는 도시가 돼야 한다"고 역설하며 경주 국제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