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보수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취임을 계기로 한중일 정상회의의 연내 개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이 현재 한중일 정상회의의 의장국으로 지난해 5월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이후 일본 측은 연내 개최에 의욕을 보여 왔다.
한중일 정상회의가 연내에 성사될 경우, 이재명 대한민국 대통령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일본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교도통신은 23일 보도를 통해 오는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정상회의 기간 동안 다카이치 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회담을 할 수 있을지가 연내 3국 정상회의 개최의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다카이치 총리가 시 주석과 만나 흐름을 만들어 3국 회의로 이어가고자 한다"고 전했으며,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도 전날 취임 기자회견에서 중일 관계와 관련하여 "현안과 과제가 있으므로 솔직하게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며 대화 의지를 표명했다.
다카이치 총리 역시 오는 24일 임시국회 소신 표명 연설에서 중국의 안보상 우려를 언급하면서도, "정상 간 솔직한 대화를 거듭해 전략적 호혜 관계를 포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은 대만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다카이치 총리를 '완전한 친대만파'로 보고 경계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덧붙여 전했다.
실제로 다카이치 총리 취임 이후 중국 정부는 시 주석 명의의 축전 발송 여부를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는 기시다 후미오,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 취임 당시 시 주석이 양국이 선린 우호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또한 교도통신은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9월 하순 언급한 대로 시마네현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 날' 행사에 정부 대표로 각료를 파견할 경우, 현재 비교적 양호한 한일 관계가 냉각될 수 있다고 해설하며 외교적 위험 요소를 지적했다.
일본은 11월 하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주요 20개국(G20, Group of Twenty) 정상회의가 예정되어 있고, 야당이 임시국회에서 고물가 대책 등을 두고 철저한 심의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 국내 정치 일정도 함께 고려하여 정상회의 일정을 조율할 것이라고 교도통신은 전망했다.
한편,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23일 다카이치 총리의 외교 일정과 관련하여 "제반 사정이 허락한다면 말레이시아 아세안(ASEAN, 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 관련 회의와 대한민국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기하라 장관은 "각국 정상과 회담도 현재 조율 중"이라며 "다카이치 총리가 각국 정상과 친교를 나누고 신뢰 관계를 구축할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여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