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필리버스터 뒤 당 대표실로 향하는 장동혁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3일 내란전담재판부법에 반대해 국회 본회의장에서 24시간 동안 홀로 국회 본회의장에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를 마친 뒤 국민의힘 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28일 당 안팎에서 제기된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범보수 연대론에 선을 긋고 자강과 외연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장 대표는 이번 달 중진 의원들과 연쇄 회동을 가진 데 이어 새해에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일정을 조율 중이다.
오는 29∼30일에는 호남 지역을 다시 찾는다.
장 대표의 이번 호남 방문은 지난달 광주 방문 시 지역 시민단체 반발로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가 무산된 지 한 달 반 만이다.
그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추모식에 참석한다.
30일에는 전북 새만금 일대를 시찰한 뒤 원불교 지도자들을 예방할 예정이다.
장 대표는 내년 1월 상순께 외연 확장과 자강을 위한 쇄신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정강·정책 변경과 당명 개칭을 검토하는 한편 파격적인 인재 영입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참모들은 쇄신안 내용과 형식을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도부 관계자는 국내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회에서 여는 일반적 기자간담회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미래비전 설명회' 형식으로 발표하는 방안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 중”이라며 “당의 변화를 상징할 인물 영입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관련 사과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국민의힘 이성권, 김용태 등 의원들이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12.3 비상계엄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당내에서는 장 대표가 지난 19일 “이제 변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힌 데 이어 지난 22일부터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저지를 위한 24시간 필리버스터에 나선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필리버스터 기간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 '국민의힘TV' 구독자가 50만명을 돌파하고 책임당원 수도 최근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장 대표가 '이재명 정부와 잘 싸우는 야당'으로서 선명성을 보여 당을 단합시켰다고 자평한다. 다만 당 지지율은 여전히 20%대 박스권에 머물러 있다.
당게시판 사태 관련 당무감사위 조사와 지방선거 공천에서 당원 투표 비율을 기존 50%에서 70%로 높이는 문제 등 갈등 요인은 남아 있다.
당내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없이는 대외적 이미지 쇄신이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다.
초·재선 그룹에서는 '계엄의 늪' 탈출이 변화의 출발점이라며 장 대표의 태도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3일 계엄 관련 대국민 반성문을 발표한 재선 모임 '대안과 책임' 소속 의원 20여명은 오는 30일 후속 논의를 할 예정이다.
친한동훈계 성향 한 의원은 연합뉴스에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정확하게 정리하지 않으면 근원적 문제가 남아 당내 분란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내에서는 장 대표의 방향 전환이 부담스럽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쇄신안을 발표한다고 자강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강을 계속하면서 변화 모습을 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