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개표 결과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야 모두 ‘총선의 전초전’이라 부르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끝나고, 정치권은 다시 2024년 4월 10일 치러질 총선 향한 ‘6개월 본선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게 되었다.
그 ‘전초전’은 더불어민주당 압승, 국민의힘 참패라는 결과를 낳으며 여야에 엇갈린 희비를 안겨다 주었지만, 이미 충분히 예상했던 것이기에 집권당에는 더욱 뼈아팠다.
애초에 민주당 텃밭인 데다 전국 226곳 기초지자체 중 한 곳에 불과한 보궐선거에서 ‘판을 키우지 말고 지역 민생에 집중해 달라’는 지역 유권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당 전체가 ‘올인’하면서 전국구 선거로 키운 집권당의 선거 전략은, 후보를 ‘오기’로 사면·복권하면서까지 재출마시켜 민주당의 ‘정권심판 프레임’에 힘을 실어준 용산 대통령실의 판단과 함께 이번 선거의 결정적 패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를 국민의힘이 총선을 앞두고 ‘미리 맞은 예방주사’라 여기고서 환골탈태 분골쇄신의 계기로 삼아 총선을 향해 전열을 가다듬는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참패가 총선을 앞두고 용산 대통령실과 집권당에 스스로 국정 운영의 미비점을 돌아보고 개선하는 대오각성의 계기가 된다면 오히려 고마운 패배일 수도 있는 것이다.
자기 잘못을 흔쾌히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은 결코 잘못이 아니다. 그것이 소통의 시작이고 소통과 경청은 정치의 모든 것이다. ‘임금님 귀는 경청의 당나귀 귀’여야 하고, 대통령(大統領)은 소통령(疏通領)이어야 한다.
코로나19·백신 부작용 피해자를 대변하는 언론 ‘더프리덤타임즈’ 입장에선, 지난 2020년 1월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지난 3년여 동안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진상규명과 구제를 향한 피맺힌 외침에도 전혀 메아리가 없는 문재인·윤석열 두 대통령과 정부가 그들 피해자에게는 그저 불통(不通)의 벽일 따름이었다.
마침 용산 대통령실이 “이번 선거 결과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국민과 소통하는 방식의 개선을 꾀할 것”이라고 밝혔고, 국민의힘 역시 선거 패배에 대한 대책으로 미래비전특별위원회 출범, 인재영입위원회 발족, 총선기획준비단 출범 등이 포함되는 혁신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말의 잔치’가 아니라 진정성이다. 용산 대통령실과 집권당은 더욱 겸손한 자세로 ‘바닥 민심’을 헤아리고 거기 하나 되기 위해 ‘민심의 바다’에 온전히 투신해 그 어떤 것보다 ‘민생’을 챙겨 나가야 할 것이다.
선거에서 승패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 자주야 서인자수야 수즉재주 수즉복주(君子舟也 庶人者水也 水則載舟 水則覆舟). 곧 “임금은 배요,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어엎기도 한다.” 민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민심을 두려워하라는 금언이다. 용산 대통령실과 집권여당 국민의힘이 남은 6개월 동안 진정성을 지니고 민생 살리기에 혼신의 노력을 다한다면 민심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힘을 실어줄 것이다.
민주당 역시 승리감에 취해 이런 분위기가 곧장 총선으로 이어질 것이라 믿고 여긴다면 어리석은 따름이다. 정치사를 보면 재보선 결과가 총선에서 반대로 나타난 경우가 없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임기 말인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박원순 후보가 승리하며 지금처럼 6개월 후에 치른 19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압승이 점쳐졌으나, 실제로는 민주당(127석)이 당시 새누리당(152석)에게 크게 패했다. 정치에서 6개월이란 조선왕조 오백 년 역사가 이뤄질 정도로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라는 것으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나 하기 나름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승패 여부를 떠나 대한민국을 위해 정치권 모두가 쇄신의 길로 나아가기를 바라면서, 강서구청장에 당선된 진교훈 후보에겐 축하를, 어려운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한 김태우 후보와 국민의힘 당원들께는 위로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