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수사당국이 압수한 전자담배형 신종마약.사진=국가정보원.연합뉴스
국가정보원 국제범죄정보센터(TCIC)는 8일 신종마약 에토미데이트를 국내에 대량 밀반입하려던 싱가포르인 총책 아이번(31) 등 일당 4명을 지난달 19일 말레이시아 마약범죄수사부(NCID)와 공조해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에토미데이트를 코카인과 혼합해 액상형 전자담배에 주입, 매달 2만개(200만명 동시 투약분)를 국내에 밀반입·유통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검거 과정에서 합성마약 카트리지 4천958개(9.42L)와 전자담배 포장용 종이박스 3천여개를 압수, 이는 50만명 투약분(시가 23억원)에 해당한다.
국정원은 이들이 환각효과와 중독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에토미데이트에 코카인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에토미데이트는 2023년 ‘롤스로이스남(男)’ 사건 피의자가 투약한 전신마취제로, 국내에서 의사 처방이 필요하며 마약류로 지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불법 합성된 에토미데이트는 성분·함량이 불분명해 사망 등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 수사당국이 압수한 전자담배형 신종마약.사진=국가정보원.연합뉴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는 지난 5월 동남아를 중심으로 전자담배형 에토미데이트 합성마약이 확산 중이며, 케타민 등 다른 합성마약이 혼합된 사례를 경고했다.
국정원은 2023년부터 한국을 드나든 아이번을 용의자로 포착, 그가 강남에 헤드헌팅 법인을 설립해 사업가로 위장하며 싱가포르 유학 경험이 있는 한국 학생들에게 에토미데이트를 ‘수사기관에 걸리지 않는 마약’으로 소개해 유통망을 구축한 사실을 확인했다.
국정원은 에토미데이트 전자담배의 국내 유입이 국민 건강과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판단, 해외 요원을 말레이시아로 급파해 선제 차단했다.
현지 수사당국은 국정원 정보로 조직원 4명을 체포했다.
국정원은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신종마약을 국내에 대량 밀반입하려던 국제 마약카르텔을 해외에서 선제적으로 무력화한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