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낸 상호관세 서한.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14개국에 25% 상호관세 부과를 통보하며 동맹국을 강하게 압박했다.
트럼프는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에게 보낸 서한을 7일(현지시간) 오후 12시 18분과 19분에 연이어 공개하며, 8월 1일(현지시간)부터 한국·일본산 전 품목에 25% 관세(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는 자동차, 철강·알루미늄 등 품목별 관세와 별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동맹인 한국·일본을 표적으로 벼랑끝전술을 부활시켰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서한에서 “한국의 오랜 관세, 비관세, 정책, 무역 장벽으로 지속 불가능한 무역적자가 발생했다”며 “시장 개방 시 관세 조정 가능”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기존 24%에서 1%포인트 상향된 25% 관세를 통보받았다.
대화하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왼쪽부터),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과 협상 중이던 중 서한을 받아 충격이 컸다.
산업부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짧은 시간 동안 국익 최우선으로 치열하게 협상했으나, 모든 이슈 합의까지 시간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의 첫 한미 고위급 통상 협상은 지난 6월 22~27일에야 진행됐으며, 여 본부장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만났다.
7일(현지시간) 위성락 실장과 여 본부장이 워싱턴DC에서 협상을 이어갔으나 가시적 성과는 없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일본이 국방비 지출 확대와 농산물 수입 개방을 거부하며 협상이 교착됐다”고 전했다.
일본 요코하마항 야적장의 수출자동차.사진=연합뉴스
일본은 러트닉 장관과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6월 27일 7차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일본의 대미 협상이 미국 예상보다 더디다”며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로 자동차, 철강·알루미늄 수출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으로 미국산 관세가 거의 제로(0)라 협상 여지가 적다”고 밝혔다.
NYT는 경제복잡성관측소(OEC) 자료를 인용, 2024년 일본이 미국 수입의 4.5%, 한국이 4.0%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4월2일 상호관세 행정명령 서명한 트럼프.사진=연합뉴스
트럼프는 한국·일본 서한 공개 2시간 뒤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남아프리카공화국, 라오스 등국에 서한을 추가 공개하며 압박을 높였다.
태국(1.9%), 말레이시아(1.6%)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는 미국 수입 비중이 1% 미만이다.
트럼프는 인도와 무역 합의가 임박했다고 밝혔으며, 유럽연합(EU)은 7월 9일(현지시간)까지 원칙적 합의를 목표로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