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MLB 명예의 전당 헌액자 빌리 와그너, 스즈키 이치로, CC 사바시아(왼쪽부터).사진=연합뉴스

스즈키 이치로(51·일본)가 2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쿠퍼스타운에서 열린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일본인 최초로 입회했다.

그는 연설에서 “명예의 전당은 원래 목표가 아니었고, 처음엔 그런 것이 있는지도 몰랐다”며 “2001년 쿠퍼스타운을 처음 방문했는데,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은 마치 꿈만 같다”고 밝혔다.

이치로는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Baseball Writers’ Association of America) 투표에서 394표 중 393표(득표율 99.7%)를 얻어 한 표 차로 만장일치에 실패했다.

그는 “3천 안타도, 시즌 262안타도 기자들이 인정하는 기록이다. 단, 한 명을 제외하고”라며 “기자에 대한 저녁 초대는 이제 기한이 만료됐다”고 농담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치로와 함께 왼팔 투수 CC 사바시아와 마무리 투수 빌리 와그너가 헌액됐다.

사바시아는 첫 해 투표에서 342표(86.8%), 와그너는 마지막 해 도전에서 325표(82.5%)를 받아 기준(75%)을 넘겼다.

사바시아는 “2001년 신인상 투표에서 이치로에게 밀렸다”며 “마지막 흑인 20승 투수나 헌액자가 되고 싶지 않다”고 MLB의 흑인 선수 감소를 우려했다.

와그너는 “내 키는 작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며 “8번째 풀타임 마무리 투수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고 밝혔다.

MLB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연설하는 스즈키 이치로.사진=연합뉴스


이치로는 2001년 시애틀 매리리너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 Most Valuable Player)를 동시에 수상했다.

이후 시애틀 매리너스와 뉴욕 양키스와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활약하며 통산 타율 0.311, 3천89안타, 117홈런, 780타점, 509도루를 기록했다.

2004년에는 MLB 단일 시즌 최다 262안타를 달성했고, 10년 연속 200안타와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일본프로야구(NPB, Nippon Professional Baseball) 1천278안타를 포함하면 통산 4천367안타로 피트 로즈(4천256안타)를 넘어섰다.

그는 “야구는 치고 던지고 뛰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며 “야구는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길지 결정하게 했고, 삶과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형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45세까지 야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하루하루를 철저히 준비하고 헌신했기 때문”이라며 “팬들이 경기장을 찾는 이상, 점수 차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