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한 가평 통일교 본부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한 민중기 특별검사팀 조사가 종료된 가운데 지난 9월18일 오전 경기도 가평군 통일교 본부 일대가 적막하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측 인사들에 대한 금품 제공 의혹을 촉발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10일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실명을 공개하지 않고 침묵했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5일 공판에서 국민의힘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측에도 접근했다고 진술하며 실명 공개를 고민 중이라고 밝혀 기대를 모았다.
당초 전날 밤 장문의 입장문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져 최후진술에서 실명을 거론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공판에는 취재진이 대거 몰려 법원이 별도 중계 법정을 마련하는 등 공판이 지연되기도 했다.
그러나 윤 전 본부장은 예상과 달리 더불어민주당 측 인사 실명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 전 본부장의 침묵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강성 발언이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종교재단의 정치 개입을 헌법 위반으로 규정하며 해산 검토를 지시했다.
그는 일본의 통일교 해산 명령 사례를 언급하며 법인체도 반사회적 행위를 하면 해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여야 관계없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정 수사를 주문했다.
이에 경찰 국가수사본부는 특검팀으로부터 더불어민주당 관련 의혹 자료를 이첩받고 하루 만에 특별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윤 전 본부장과 가까운 인사는 공판 후 대통령 발언을 보고 숨 고르기를 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전했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 9월17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의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세 번의 소환 불응 만에 자진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각에서는 특검 자료 경찰 이첩으로 본격 수사가 예고된 상황에서 패를 감춘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도 있다.
자신의 재판 선고를 앞두고 새로운 의혹 제기로 불리한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 선처를 우선 고려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