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 도쿄에서 열린 미일 국방장관 회담.사진=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12일 오전 일본시간으로 약 40분간 전화 통화를 갖고 중국군의 레이더 조준 사건과 중러 폭격기 공동 비행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
두 장관은 중국의 군사 활동이 지역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긴장을 높인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통화 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자신의 엑스(X, 구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6일 발생한 중국군 함재기의 일본 자위대 전투기 대상 레이더 조사 사건과 9일 일본 주변 공역에서의 중국·러시아 폭격기 공동 비행 경위를 헤그세스 장관에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사실과 완전히 반하는 정보를 발신하고 있지만 일본은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는다”며 필요한 반론을 제기하고 냉정하게 대응하면서 대화의 문을 열어둔다는 점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양국 장관은 앞으로도 긴밀한 의사소통을 유지하며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으며 내년 1월 미국에서 대면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기자회견에서 일본 주변 해역과 공역에서 경계·감시 활동을 조용히 실시하고 예측 불허의 사태에도 냉정하고 의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11일 현지시간 보도자료에서 두 장관이 일본의 방위지출 증액과 역량 강화 노력, 중국의 군사 활동, 서남도서를 포함한 일본 전역에서의 실질적 훈련 중요성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또 두 장관이 미일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침략 억제를 위한 의지를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미국 측 보도자료는 중국의 군사 활동을 포괄적으로 언급했을 뿐 레이더 조사나 중러 공동 비행 등 구체적 사례를 직접 거명하지 않았으며 명확한 우려 표명 표현도 포함하지 않았다.
아울러 미국은 기존에 중국 견제 성격이 강한 것으로 평가받던 인도-태평양 대신 아시아·태평양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날 통화에 앞서 미군 전략 폭격기와 일본 자위대 전투기는 10일 동해 공역에서 합동 훈련을 실시하며 중국과 러시아의 공동 비행에 대응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최근 중국의 군사 행동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기 위해 이탈리아 국방부 장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사무총장과도 연이어 회담을 가졌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역시 프랑스와 독일의 외교·안보 담당자와 통화하며 협력을 강화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궈자쿤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 후 별도 질문에 일본의 주장을 일축하며 일본이 긴장을 조성하고 시비를 건다고 비판했다.
궈자쿤 대변인은 일본이 중일 관계 어려움의 핵심을 직시하고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국제사회가 일본에 속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일본의 동맹국들이 일본의 의도를 명확히 인식하고 장단에 끌려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