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사랑채 프로그램.사진=돌봄사랑채


서울 건대입구역 먹자골목에서 도보 5분 거리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한 '돌봄사랑채'는 여성 정신장애인들의 독립주거형 공동생활가정으로, 입주자들이 온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하는 법을 배우는 보금자리다.

사단법인 '사람사랑'이 운영하는 이 시설은 서울시 지원으로 2014년부터 여성 정신장애인 연인원 172명을 돌봐왔다.

현재 15명이 입주해 있으며, 개인방을 제외한 거실과 주방 등 공유 공간을 함께 사용하면서 자립 생활을 훈련한다.

지난달 30일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 취재진과 만난 입주자들은 새해 소망으로 직장 출퇴근과 여가 활동 등 평범한 일상을 꼽았다.

입주 5년 차인 최모(40)씨는 고등학생 시절 극심한 스트레스로 불면증을 겪은 뒤 20년 넘게 환청에 시달려왔다.

가족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아 독립을 꿈꾸던 그는 주거형 재활시설을 알게 돼 돌봄사랑채에 입주했다.

최씨는 “새해에는 여가생활도 하며 활기차게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최씨는 특히 오는 3월 서울시 지원주택 입주가 확정돼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시는 정신질환자에게 시세의 30% 수준 보증금과 임대료로 주택을 제공한다.이모(56)씨도 3월부터 지원주택에서 새 삶을 시작한다.

대인관계 문제로 가족과 단절되며 질환을 얻었으나 시설에서 건강·주거·재정 관리 교육을 받으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이씨는 “집에 사람들을 초대해 차도 마시고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면접에서 답했다”며 웃었다.

그는 “선생님과 약속했다. 새해엔 직장도 생활도 잘 유지하기로 했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공존하는 사회에 공헌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돌봄사랑채 교육 모습.사진=돌봄사랑채/연합뉴스


조현병을 앓는 김모(45)씨는 새해 소망으로 건강을 꼽았다.

수녀원 생활 중 얻은 병으로 환청이 남아 있지만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

김씨는 “환자 중엔 순한 사람도 많다. 편견 없이 바라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1년을 ‘일상을 되찾기 위해 애쓴 시간’으로 돌아봤다.

맛집 탐방 동아리 활동과 1년간 직장생활을 유지한 것이 가장 큰 자부심이다.

현재 의료재단 내 카페에서 근무 중이며, 시설은 입주 조건으로 취업 유지를 강조한다.

황모(44)씨는 20대부터 홀로 생활하다 재발한 환청으로 고통받았으나 돌봄사랑채에서 이웃에 대한 감사를 배우며 회복 중이다.

황씨는 “조현병에 걸리고 혼자 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누구도 독불장군처럼 있을 수는 없다”며 “이 병은 완치가 아니라 회복이라고 한다.

일상도 병도 회복하는 해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숙희 시설장은 “입주자들은 자립이라는 목표 하나로 철저한 자기관리와 직장 개근을 실천해오신 분들”이라며 “독립은 모든 걸 혼자 하는 게 아니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상부상조를 익히는 것이 진정한 자립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