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600여 년 전 고려 말에 이방원이 정몽주를 회유하기 위하여 <하여가>를 불렀다.
잘 아시다시피 <하여가>는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 백 년까지 누리리라”이다.
이에 대한 포은 정몽주 선생의 <단심가>는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님 향한 일편 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이다.
필자는 작금의 시대에서 <하여가>를 부르는 세력에 맞서서 <단심가>를 부르고 있다.
강화중성 성벽과 치성.사진=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 고려의 민족정신
고려 말에 국운이 기울고 있을 때 이성계 집안이 변절하여 고려를 멸망시키고 새로운 왕조를 세우려 했다. 그들은 이른바 왕씨(王氏) 정권을 이씨(李氏)로 바꾸는 역성혁명(易姓革命)을 시도한 것이다.
그런데 보라!
고려는 고려 태조 왕건 혼자서 한민족 고유의 역사와 단절하여 혁명적으로 세운 나라가 아니다.
<고려>라는 국명에 나타나 있듯이 이는 고구려의 영광을 되찾고자 고구려 백제 신라 3국이 하나로 통일된 한민족의 나라인 것이다.
우리 민족은 원래 시베리아 남쪽 전체 아시아 대륙의 맹주였다. 아시아 대륙을 홍익인간 정신으로 다스려 온 민족이 우리 한민족이다.
지금은 빼앗긴 땅이 되었지만 중동과 중국 동남 아시아 일대가 전부 한민족의 강역으로서 이 강역에서 고대 한국, 환웅의 신시조선, 단군의 단군조선, 부여, 고구려 백제 신라 3국과 가야, 통일 신라와 발해가 왕조와 국호만 다른 한민족(韓民族)공동체였다.
세월이 흐르며 인구의 이합집산이 반복되는 가운데, 우리 한민족의 강역 또한 변화하였다.
중화민족, 중동족, 북방민족, 몽골족, 동북아 오랑캐족, 일본족, 동남아족 등으로 분화되어 떨어져 나간 민족들을 제외하면, 한민족의 주류는 대부분 고려에 모여 있었다.
이에 따라 고려의 강역은 축소되었지만, 그 국혼은 여전히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이어졌고, 뿌리는 아시아 대륙의 중원에 두어 대륙 전체를 기반으로 삼은 큰 나라로서의 위상을 지니고 있었다.
인조기사모본 정몽주 영정
경북 영천시는 국립경주박물관에 보관해 오던 보물 '인조기사모본 정몽주 영정(仁祖己巳摹本 鄭夢周 影幀)' 1점이 임고서원으로 이관됐다고 지난해 10월29일 밝혔다. 인조기사모본 정몽주 영정은 현존하는 정몽주 영정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1991년 12월 보물로 지정됐다.
가로 98㎝, 세로 169.5㎝로 효종 때 영의정을 지낸 김육(金堉·1580∼1658)이 그렸다고 전해진다. 의자에 앉은 전신상이고, 영정의 오른쪽 아래 적혀있는 '숭정기사모본'이라는 글씨로 미뤄 1629년(인조 7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영정은 1992년 보관·관리의 어려움 때문에 국립경주박물관에 기탁됐지만, 영천시립박물관 건립이 구체화 되면서 원소유자인 임고서원측이 기탁해지를 요청해 32년만에 고향인 영천으로 돌아오게 됐다. 임고서원은 정몽주의 덕행과 충절을 기리기 위해 세운 서원으로,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사진=연합뉴스
◆ 정통 보수의 결의
이 고려에 대하여, 고려를 멸망시키고 새로운 나라를 세우려 한 이성계 집안은 민족 정체성에 반하는 세력이라 할 수 있다.
작지만 이웃 나라를 존중하고, 어려운 나라를 돕고자 했던 고려는 외교적 품격과 도덕적 이상을 지닌 나라였다.
이러한 고려를 무너뜨리고 자국의 안위만을 도모하려 한 건국 시도는, 우리 민족의 1만 년 전통 정신을 훼손하고, 실용주의에 기대어 현실에 안주하려는 심각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민족의 홍익인간 정신은 천제(天帝)의 정신이므로 우리 민족이 온갖 시련을 무릅쓰고 이렇게 면면히 이어져 온 것이다. 이것이 정통 보수의 정신이다. 작은 이익을 위하여 큰 대의를 저버리지 않고 꿋꿋이 올바른 길로 가는 정신이 그것이다.
포은 정몽주 선생께서 민족을 배반하라는 이방원의 회유에 목숨을 걸고 저항한 이유는 바로 개인의 사리 사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정통 민족정신에 기인한 것이다.
백골이 먼지가 되어 넋조차 남지 않을 지라도 나라를 위한 일편 단심은 결단코 변하지 않는다는 그 결의가 지금의 정통 보수 우익의 정신인 것이다.
어찌 <하여가>에 마음이 팔려 민족을 배반할 것인가!
◆ 일상 속의 애국
정창옥 열사는 문재인, 이재명 등을 비판하며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 투척했다.
안정권은 전라도 출신임에도 하여가族(족)을 맹비난했다.
정재학은 문재인, 이재명 등의 불의를 성토했다.
전한길은 젊은이를 계도하고 국민을 계몽하는 데 앞장섰다.
지만원 박사는 5.18의 진실을 밝히는 데 사력을 다했다.
김진홍 목사는 김문수를 일깨워 부정선거 불복을 선언하도록 노력했으나 실패했다.
이들에게 충심에서 우러나는 존경을 드린다.
또한 필자가 과문하여 이름을 거명하지 못한 이 나라를 지키고 밝히는 여러 영웅님들께도 감사를 드린다. 이분들은 모두 하여가族(족)이 아닌 단심가 영웅들이다.
끝으로, 작년 3·1절 광화문 집회에서 만난 안티다원(다원주의에 반대하거나 다양성의 가치를 부정하는 태도나 사람을 가리키는 용어) 강동선 목사님의 애국 투혼과 진정한 기독교적 사랑에의 헌신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무엇보다 필자를 가장 감동시킨 것은, 세계 최고라 자부하는 대한민국의 화장실을 청결하게 유지해주시는 분들의 근면하고 묵묵한 애국적 노력이었다.
특히 지하철 화장실을 비롯한 공공장소를 관리하는 청소 노동자분들은 이 시대와 국가를 빛내는 위대한 영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