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첫 특별사면으로 자녀 입시 비리 및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던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풀려난다.
이번 사면을 통해 잔형 집행 면제와 복권이 함께 이뤄져 조 전 대표의 정치 활동 제약도 해소됐다.
법무부는 80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조국 전 대표를 포함한 83만6천687명에 대해 오는 15일 자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조 전 대표의 아내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와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 윤미향 전 의원,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 등 범여권 인사들이 대거 사면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윤건영 의원 등 이른바 '친문' 인사들도 다수 포함되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에서 검찰 수사를 받아 형이 확정됐던 여권 인사들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8.15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 발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8.15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유형별 사면 대상은 일반 형사범 1천922명(국방부 소관 2명 포함), 특별 배려 수형자 10명, 노역장 유치자 24명, 정치인·주요 공직자 27명, 경제인 16명, 중소기업인 소상공인 42명, 노조원·노점상·농민 184명, 운전 관련 직업 종사자 440명 등으로 폭넓게 구성되었다.
구체적으로 조국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징역 2년의 실형이 확정된 후 수형 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내년 12월 만기 출소 예정으로 형기가 1년 이상 남아 있었다.
이번 복권으로 그는 형 집행 종료 후 5년간인 2031년 12월까지 박탈됐던 피선거권을 회복했다.
아내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아들의 입시 관련 서류 위조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된 바 있다.
'후원금 횡령' 윤미향 기소 4년만에 유죄…퇴임후 의원 상실형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미향(59) 전 의원에게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검찰이 기소한 지 4년 만의 결론이다.
사진은 윤미향 전 의원이 2023년 9월 서울 서초동 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이 외에도 최강욱 전 의원(조 전 대표 아들 허위 인턴 확인서 혐의), 윤미향 전 의원(정대협 후원금 횡령 혐의) 등은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형을 받았다.
윤건영 의원(허위 인턴 등록 혐의),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관련 감찰 무마 혐의),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환경부 블랙리스트 작성 혐의), 조희연 교육감(해직 교사 부당 특채 혐의) 등도 유죄를 선고받았었다.
은수미 전 성남시장,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과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도 이번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특히 노환중 전 부산의료원장(조국 전 대표 딸 조민씨 장학금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의 복권도 눈길을 끈다.
다만 최근 직접 사면·복권을 요청했던 '대북송금' 사건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특별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 역시 같은 사건으로 재판이 중지된 상태인 만큼 정치적 논란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 뇌물을 받고 800만 달러 대북 송금에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6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됐다.
야권 인사로는 정찬민 전 의원(용인시장 시절 뇌물 혐의), 홍문종 전 의원(사학재단 교비 횡령 및 배임 혐의), 심학봉 전 의원(정부 지원 사업 관련 뇌물 혐의) 등이 사면·복권 대상에 올랐다.
이들은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에게 민원을 전달하는 문자에 담겼던 인사들로 알려졌다.
선고 공판 출석하는 최신원 전 회장
2천억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이 지난 2022년 1월27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기업인 중에서는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이 사면으로 풀려났다. 그는 횡령·배임 혐의로 지난 5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은 바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뇌물 공여 등 혐의로 유죄가 선고됐던 삼성전자 전직 경영진, 즉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사장), 박상진 전 대외협력담당 사장, 황성수 전 대외협력담당 전무 등도 복권됐다.
부도 위험을 숨기고 계열사 단기어음(CP)과 회사채를 발행해 일반 투자자에게 피해를 준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과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도 사면 대상에 포함되었다.
광복절 특별사면 주요 대상자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형 생활을 해온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이재명 정부의 첫 특별사면으로 풀려난다.
정부는 광복절을 앞두고 조 전 대표를 포함한 83만6천687명에 대해 15일 자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고 11일 밝혔다.사진=연합뉴스
또한 벌금을 제때 내지 못해 노역장에 유치됐던 수형자 가운데 재범 위험성이 낮은 24명이 사면됐으며, 유아가 있는 수형자와 생계형 절도 사범, 고령자 등 특별배려 대상자 10명도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됐다.
더불어 코로나19 및 고금리 등의 여파로 채무 변제를 연체한 서민·소상공인 324만 명에 대한 신용 회복도 시행될 예정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번 사면은 국민 화합 기회를 마련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국민주권 정부 출범 후 첫 사면을 통해 사회적 갈등이 봉합되고 국민 대통합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