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연설회 앞서 구호 외치는 국민의힘
1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인 장동혁(오른쪽부터), 조경태, 김문수, 안철수 후보 등 참석자들이 김건희 특검의 당사 압수수색 관련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당권 주자들이 1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마지막 합동연설회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추종자인 이른바 '윤어게인' 세력과의 결별 여부를 놓고 다시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이번 연설회는 당의 재건 방향과 정체성을 둘러싼 후보들 간의 깊어진 노선 갈등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 집중 호우 피해로 연설회 온라인 전환…특검 압수수색 규탄으로 포문

당초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KINTEX, Korea International Exhibition Center)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수도권·강원·제주 선거인단 대상 합동연설회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집중 호우 피해가 커지면서 온라인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지난 13일 국내 기간 뉴스 통신사인 연합뉴스 통화에서 이러한 결정이 "수도권 수해 피해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 합동연설회가 취소되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의원총회를 진행한 뒤 온라인으로 중계되는 형태로 변경된 이번 행사는, 지난 8일 대구·경북, 12일 부산·울산·경남, 13일 충청·호남권에 이어 진행된 마지막 권역별 연설회다.

이날 합동연설회는 특검의 당사 압수수색에 항의하는 규탄 구호 제창으로 시작되었으나, 지지자들이 현장에 없는 관계로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기념촬영하는 당 대표 후보들
국민의힘 안철수(왼쪽부터), 김문수, 조경태, 장동혁 당대표 후보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반탄' 진영, 당 통합과 이재명 정부 투쟁 강조…'내부 총질' 경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반탄' 진영의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는 당의 내부 통합을 통한 대여(對與) 투쟁력 강화를 주장했다.

김문수 후보는 "내란 정당으로 몰려 해산 위기에 처했는데도 내부 총질과 계파 싸움만 할 것이냐"고 비판하며 "분열로 개헌 저지선이 무너지면 이재명 정권은 곧바로 개헌에 착수하여 연임될 것이고, 우리 후손들은 언제까지 이재명 치하에서 살아야 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그는 당 대표가 되면 "3대 특별검사팀의 인권탄압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이재명 재판 재개 촉구 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 주변인의 의문사 진상조사위원회를 만들어 그 죽음 뒤에 누가 있었는지 끝까지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장동혁 후보는 "광장에 나가봤느냐"며 "윤어게인을 외치는 분들이 윤 전 대통령의 부활을 외치는지, 자유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는지 들어봤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계엄 옹호나 윤어게인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그 사람들에게 당을 나가라고 말하는 것은 민주당이 펼쳐놓은 전쟁터에서 싸우자고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자신을 극우라고 지칭하는 이들을 향해 "제가 50퍼센트(%) 이상 당원 선택을 받아 대표가 된다면 이 극우 정당에 남아 계실지, 아니면 당을 떠나실지 묻겠다"고 직격하며 "민주당 지지자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다면 차라리 민주당에 가서 당 대표를 하시라"고 일갈했다.

제6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

1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에서 당대표 후보 및 당 지도부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황우여 선거관리위원장, 안철수, 김문수, 조경태, 장동혁 당대표 후보,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정점식 사무총장.사진=연합뉴스


◆ '찬탄' 진영, '극단 세력'과 결별 촉구…'배신자론' 공방 격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찬탄' 진영의 안철수 후보와 조경태 후보는 '극단 세력'과의 결별이야말로 진정한 야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는 김문수, 장동혁 후보를 직접 호명하며 "계엄을 찬양하면서 보수 정당의 핵심 가치인 법치주의를 논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계몽령(系蒙靈) 신도들이 말하는 통합은 오히려 더 많은 합리적인 보수를 떨어뜨려 국민의힘을 쪼그라뜨리는 독약과 같다"고 꼬집었다.

또한 "광화문에 나가서, 지방선거에서 '윤어게인'을 외쳐보라. 싹 다 낙선할 것"이라며 "계엄의 망령과 결별해야 하고, 극단적인 망나니들을 쫓아내야 한다.

그래야 이재명 민주당의 내란 선동을 박살 내고 지방선거에서 보수의 깃발을 꽂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조경태 후보는 "우리 당은 배신자인 윤 전 대통령 때문에 정당 해산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하며 "비상계엄은 국민에게 큰 상처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일부 세력은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윤어게인을 주장하고 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가의 주인인 국민에게 불법 비상계엄으로 총부리를 겨눈 사람과 그 동조 세력이 진짜 내부 총질자"라며 "국민의힘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배신자 윤 전 대통령과 그 추종자들을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6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

1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에서 당대표 및 최고위원, 청년최고위원 후보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고위원 후보들의 연설에서도 '배신자론'을 둘러싼 공방은 이어졌다.

김재원 후보는 "당 안에 별로 세력화되어 있지 않은 윤어게인을 몰아내겠다고 하면 외부에서 볼 때 이 당이 정신 나간 당처럼 비칠 것"이라며 "내분을 일으키고 보수 단일대오에 중대한 위해를 가하는 행위는 용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근식 후보는 "계엄을 옹호하는 헛된 망상에 빠진 사람들과는 갈라서야 우리 당이 지방선거에 이기고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당 대표나 최고위원이 되기 위해 양심에 어긋나는 말을 하면 공천을 받으려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아첨하는 '명비어천가'를 부른 이들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제공=유튜브 '국민의힘 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