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나서는 김건희 여사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청사를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에 대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구속 후 첫 조사가 4시간여 만에 종료됐다.

김 여사는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변호인단에는 "내가 다시 내 남편하고 살 수 있을까"라는 심경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14일 오전 9시 52분 호송차를 타고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케이티 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도착했다.

오전 9시 56분부터 11시 27분까지 1시간 31분간 오전 조사가 진행되었고, 오후 1시 32분 조사를 재개하여 약 38분 만인 오후 2시 10분 조사가 종료됐다. 쉬는 시간을 제외한 실제 조사 시간은 총 2시간 9분에 불과했다.

브리핑하는 문홍주 특검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문홍주 특검보가 1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kt 웨스트 빌딩에서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홍주 특별검사팀 특검보는 이날 오후 언론 브리핑에서 "피의자 김건희를 상대로 부당 선거개입, 공천개입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면서 "대부분의 피의사실에 대해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조사가 일찍 종료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별검사팀은 나흘 뒤인 오는 18일 오전 10시 다시 출석할 것을 김 여사에게 통보했으나, 김 여사 측은 응하겠다는 확실한 의사를 전달하지 않았다.

특별검사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수용된 서울남부구치소는 "김 여사 측이 당일 오전 10시 30분 변호사 접견 후 출석 여부를 알려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는 특별검사팀이 통지한 시간에 출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김 여사의 변호인단은 다음 주 병원 진료 일정을 조율 중이어서 통보된 시간에 출석할 수 있을지 확답하기 어렵다며 소환 불응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최대한 특별검사팀 소환 일정에 맞추려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여사가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은 것은 지난 6일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지난 12일 오후 늦게 증거 인멸 우려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후에는 첫 조사이다.

특별검사팀은 이날 김 여사를 상대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경위를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여사 구속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 '나토(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목걸이'에 관한 신문은 이날 이뤄지지 않았다.

김 여사는 조사 초기 간단한 소회를 밝힌 후 대부분의 질문에 묵비권을 행사했다고 한다.

김 여사 변호인단은 언론 공지를 통해 "진술 당시 명태균 씨와 관련해 본인이 지시를 내리고 그런 게 아니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오전 조사 후 점심시간에 변호인단에 "내가 다시 내 남편하고 살 수 있을까, 다시 우리가 만날 수 있을까"라는 말을 남겼다고 밝혔다.

김 여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 당시 명 씨로부터 58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대가로 그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특검 당사 압수수색 시도 강하게 비판하는 국민의힘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관계자들이 1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특검의 당사 압수수색에 대한 비판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특별검사팀 관계자는 전날 국민의힘 여의도 중앙당사 압수수색이 당직자들의 반발로 불발된 데 대해 "500만 당원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목표하는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고 충분히 설명했지만, 그걸 잘 이해하지 못했는지, 다른 이유에선지 모르겠지만 합의까지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특별검사팀은 전날 오전 통일교의 국민의힘 입당 의혹과 관련한 자료협조 요청 차원에서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당 측의 완강한 저항으로 이날 새벽에 중단했다.

특별검사팀은 입당 시점이 2021년 12월부터 2024년 4월 사이인 당원들의 명단 확보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영장에는 정당법 위반 등 혐의가 적시되었다.

이에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어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대낮에 제1야당 중앙당사에 쳐들어와 500만 당원의 개인 정보를 내놓으라는 식의 요구를 했다"며 "이것이야말로 폭거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