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식물(위)과 돌연변이 식물 뿌리의 중력굴성 차이
식물 호르몬 옥신(auxin)에 의해 활성화되는 'OsILA1 단백질' 유전자가 있는 정상적인 벼의 뿌리는 중력 자극을 받으면 중력 쪽으로 굽는 중력굴성이 강하게 나타나지만, OsILA1 단백질 유전자가 없는 돌연변이 벼의 뿌리는 중력굴성이 약하게 나타난다.사진=University of Nottingham/연합뉴스

영국 노팅엄대 라훌 보살레 교수팀과 중국 상하이교통대 황궈창 교수팀은 20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한 연구에서 식물 호르몬 옥신(auxin)이 뿌리의 중력굴성(gravitropism)을 조절한다고 밝혔다.

옥신이 특정 유전자를 활성화해 뿌리 세포의 아랫부분과 윗부분 성장 차이를 유발, 중력 방향으로 굽게 만든다.

중력굴성은 식물 뿌리의 각도를 결정하는 핵심 과정으로, 중력에 반응해 뿌리 윗부분과 아랫부분 세포가 다르게 성장하며 발생한다.

연구팀은 옥신이 옥신 반응 인자(ARFs)를 통해 중력굴성을 조절하지만 구체적 기작이 불명확했다고 지적했다.

벼를 이용한 실험에서 연구팀은 ‘OsILA1’ 단백질이 뿌리 표피 세포벽을 강화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OsILA1 기능을 제거한 변이체는 중력에 반응해 휘어지는 성질이 크게 감소했다.

현미경 분석 결과, 정상 벼는 중력 자극 시 뿌리 아랫부분 세포벽이 두꺼워졌으나, 변이체에서는 이런 반응이 없었다.

옥신 유사체(NAA) 처리 실험에서 정상 벼는 OsILA1 유전자가 활성화돼 세포벽이 강화됐지만, 변이체에서는 변화가 없었다. 이는 옥신 신호가 OsILA1을 통해 세포벽 강화를 유도한다는 증거다.

보살레 교수는 “옥신이 세포벽 합성을 촉진해 아랫부분 성장을 억제하고, 위쪽 세포 성장을 촉진해 뿌리가 중력을 향해 굽는다”고 설명했다.

보살레 교수는 “이 발견은 뿌리 시스템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데 근본적이며, 호르몬 기작 이해는 토양 장애물 극복과 스트레스 내성 작물 개발 가능성을 연다”고 강조했다.

※ 출처: Science Advances, Rahul Bhosale et al., 'Auxin controls rice root angle via kinase OsILA1-mediated cell wall modifica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