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사하는 진영승 신임 합참의장
진영승 신임 합동참모의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국방부 연병장에서 열린 제44ㆍ45대 합동참모의장 이·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진영승 공군 대장이 2일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군(軍)이 단단히 준비돼 있어야 남북 간 신뢰구축도 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 전 남북 접경지 훈련 중단'을 주장한 것에 대한 군 수장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다.

진영승 합참의장은 이날 기자실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주장에 대해 "(남북 간) 긴장완화나 우발적 충돌 방지는 필요하다"며 "신뢰구축도 정책적으로 필요하다면 군도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진 의장은 "다만, 군이 결기와 예기(銳氣, 날카롭고 굳센 기세)로 준비돼 있을 때 포용력 있게 신뢰구축이 가능하다"며 "군은 단단히 준비돼 있어야만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전방에서 훈련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군사적 대비 태세가 선행되어야 진정한 평화 논의가 가능하다는 군의 입장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 의장은 이어 "만일 나중에 그것(9·19 군사합의 복원)이 구체화하여 (남북이) 상호 호혜적으로 한다면 긴장완화를 위해 이 범위 안에서 (남북 접경지 훈련을 중단)하는 것은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그는 "그런데 우리만 선제적으로 우리의 예기를 내려놓는 것은 안 된다. 그것은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이며, 일방적인 군사훈련 중단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정 장관이 주장한 남북 접경지 군사훈련의 선제적 중단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 9월 하순 실시된 서해 북방한계선(NLL, Northern Limit Line) 인근 해병대 서북도서 해상사격훈련에 대해 자신이 승인했음을 밝히며, "(군사합의 복원은) 서로 '밀당'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지 우리가 일방적으로 멈추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