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평양을 방문한 미국인 저스틴 마텔(왼쪽).사진='영파이어니어 투어스' 인스타그램 캡처/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한국 방문 기간 북한 김정은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으나, 최근 북한 평양을 다녀온 미국인이 북한 주민들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사실을 몰랐으며 북미 정상회담에 대체로 무심한 듯 보였다고 30일(현지시간) 미국 씨엔엔(CNN, Cable News Network) 방송에 전했다.

미국의 영화제작자이자 북한 관광 전문업체 '영파이어니어 투어스'의 매니저인 저스틴 마텔 씨는 지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한 후 이 같은 분위기를 회상하며,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평양의 모습에 놀라움을 표했다.

◆ 트럼프 대통령에 무심한 북한 주민들, 정치적 판단에 무게

마텔 씨는 지난 10월22일부터 27일까지 열린 평화 국제 영화 축전 참석차 8일간의 평양 방문을 마친 후 최근 돌아왔다.

그는 평양에서 자신과 대화한 사람들 대부분이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에 있다는 것조차 몰랐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나고 싶어 한다는 사실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고 전했다.

마텔 씨는 CNN에 "그들은 부정적이지도, 지나치게 희망적이지도 않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따뜻한 기억은 있지만 정치는 감정과 다르다'는 김정은의 최근 발언을 그저 반복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분위기가 적대적이지는 않았고 그저 무심했다고 회상하며, "대략 '우리는 이렇게 생각한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크게 달라지는 것 없다'라는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평양 거리 모습.사진=['영파이어니어 투어스' 인스타그램 캡처/연합뉴스


◆ '평해튼'이라 불리는 현대적인 평양의 변화상

지난 2017년 후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했다는 마텔 씨는 그동안 달라진 평양의 모습에 놀랐다고 전했다.

그는 전에는 평양이 '덜 발전된' 느낌이었지만, 지금은 '현대적인 도시'처럼 느껴진다며, 미래지향적인 느낌의 고층 빌딩, 큐알(QR, Quick Response) 코드로 결제하는 주민들, 택시를 부르고 음식을 주문하는 북한 앱, 소셜미디어 등을 언급했다.

마텔 씨는 교통체증과 관련하여 "전에는 20분 걸렸던 게 이제는 40분이 걸린다"며 "(평양이 너무 발전해서) 북한 가이드들과 '평해튼'(Pyonghattan)이라고 계속 농담했다"고 말했다.

그는 평양의 '뉴타운' 격인 화성지구에서 아시아와 서양 메뉴를 모두 제공하는 세련된 레스토랑에서 식사했으며, 당시 현지인들로 가득 차 있었다고 전했다.

기내식으로 제공된 북한 과자와 생수.사진='영파이어니어 투어스' 인스타그램 캡처/연합뉴스


◆ 국제 관계 변화를 반영하는 평양의 모습

마텔 씨는 또한 김일성 광장 근처 박물관에서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기념하는 새로운 벽화를 봤으며, 그 끝에는 러시아를 위해 싸우는 북한 군인의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군과 싸워 승리하는 군인들을 묘사한 북한 스타일 대형 벽화"라고 소개했다.

그는 영화제에서 김정일 암살 음모를 다룬 영화를 관람했는데, 현대적인 제작 방식에 폭력과 짧은 노출 장면까지 등장했다며 이는 북한 영화에 전례 없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평양 국제친선전람관을 방문한 마텔 씨는 김정은 전용 구역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의 사진들이 있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도 여전히 매우 눈에 띄게 전시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국제친선전람관은 김정은이 국제사회에서 받은 선물을 보관, 전시하는 곳으로, 마텔 씨 일행은 몇 년 만에 이곳을 찾은 첫 서방 대표단이라고 CNN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