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물질 줄자 온난화 더 악화…대기오염의 냉각효과 확인"
구름은 햇빛을 가려 냉각효과를 내는데, 에어로졸을 함유한 구름은 그렇지 않은 구름보다 햇빛을 더 잘 반사해 냉각효과가 더 크다. 연구 결과 지난 수십 년간 오염물질 감소로 구름의 반사율이 떨어지면서 냉각효과가 약해져 온난화가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University of Washington/연합뉴스
미국 워싱턴대학 크누트 폰 잘첸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6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2003년부터 2022년까지 위성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대서양과 북동 태평양 상공 구름의 태양광 반사율이 10년마다 약 2.8퍼센트(%)씩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변화의 약 69퍼센트(%)는 이산화황(SO₂) 등 에어로졸 전구물질 감소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세레스(CERES, Clouds and the Earth’s Radiant Energy System), 모디스(MODIS, Moderate Resolution Imaging Spectroradiometer), 미서(MISR, Multi-angle Imaging SpectroRadiometer), 해드크럿5(HadCRUT5) 등 위성 자료를 활용해 구름의 태양 복사 반사율, 구름 입자 수와 크기, 대기 중 에어로졸 농도, 해수면 온도(SST) 변화를 종합 분석했다.
그 결과 같은 기간 해당 해역의 해수면 온도는 10년마다 약 0.19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 배출 가스에 의해 해양 상공에 형성된 에어로졸 흔적들
사진의 줄무늬는 선박에서 배출된 이산화황이 대기 중 황산염 에어로졸을 형성해 생긴 흔적. 환경과 건강에 해로운 것으로 여겨져 온 이런 에어로졸은 구름의 햇빛 반사율을 높인다. 워싱턴대 연구 결과 오염 감소는 햇빛 반사율을 낮춰 지구 온난화를 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NASA/연합뉴스
에어로졸 농도와 구름 입자 수도 동시에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작은 에어로졸 입자가 수증기 응결 표면을 제공해 구름 입자를 작고 촘촘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에어로졸이 많을수록 반짝이는 구름이 형성돼 태양광 반사율이 높아진다. 반면 에어로졸이 줄면 구름 입자가 커지고 무거워져 빗방울로 빠르게 떨어져 구름의 지속 시간과 양이 감소하면서 반사율이 낮아진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제6차 통합 모델비교 프로젝트(CMIP6)의 24개 지구시스템 모델을 비교 검증한 결과 기존 모델 대부분이 실제 관측보다 구름 반사율 감소 폭과 해수면 온도 상승 폭을 약하게 반영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보완한 에어로졸-기후모델(CanAM5.1-PAM)로 재분석한 결과 구름 반사율 감소의 69퍼센트(%)가 에어로졸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31퍼센트(%)는 해수면 온도 상승에 따른 구름 구조 변화로 분석됐다.
폰 잘첸 박사는 “대기오염과 지구온난화의 상관관계가 기존 인식보다 훨씬 강하다”며 “기후모델이 에어로졸과 구름 상호작용으로 인한 온난화 추세를 과소평가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에어로졸과 구름의 햇빛 반사율 관계
에어로졸의 작은 입자들은 물방울이 응결할 표면을 제공하기 때문에 일정한 양의 수증기 속에 에어로졸이 많을수록 더 작고 반짝이는 구름 입자가 형성돼 햇빛 반사율이 높아진다. 반대로 에어로졸이 줄어들면 구름 입자가 커지고, 큰 물방울은 더 무겁기 때문에 빗방울로 빠르게 떨어져 구름의 지속 시간과 양이 줄어들어 반사율이 낮아진다.사진=Robert Wood/University of Washington/연합뉴스
연구팀은 청정에너지가 화석연료를 대체하면서 에어로졸 농도가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후모델의 온도 예측 정확도를 높이려면 에어로졸, 구름, 태양복사열 간 실제 상호작용을 정밀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대학 로버트 우드 교수는 선박이 바닷물을 대기 중으로 분사해 저층 구름 반사율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오염물질이 아닌 입자를 활용해 구름을 밝게 만드는 방식은 대기오염 없이 냉각 효과를 높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출처: Nature Communications, Knut von Salzen et al., 'Reduced aerosol pollution diminished cloud reflectivity over the North Atlantic and Northeast Pacif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