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3개월 간격으로 입춘, 입하, 입추에 이어 오늘 어김없이 입동이 왔다.
작년에도 그랬고 금년에도 와야 할 입동이 제 날짜에 찾아왔다.
그런데 나라 꼴을 보라.
와야 할 정의와 공정 그리고 상식은 이제나저제나 제 자리를 찾아와 주기를 시민들이 애타게 바라고 있건만, 제때를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
세계최대 평택 고덕 삼성반도체단지 '3D V낸드' 양산 채비
지난 2017년 3월21일 가로 500m·세로 200m·높이 80m 크기로 세계최대 반도체 공장천장 부분의 마무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세계 최강 산업국가, 그러나 정치·사법은 전근대적 후진국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선진국이 되고 경제력이 세계 굴지의 막강한 나라가 된 것은 어느 한 분야에만 치중해서 발전한 모습이 아니다.
방위산업을 포함한 산업 전반에 걸쳐 모든 분야가 거의 세계 최강이다.
아주 미세한 정밀 부품에서부터 거대한 고층 빌딩과 교량, 조선, 서비스, 통신, 전자 등 가릴 것 없이 모든 분야가 유기적으로 그만큼의 수준에 달했음을 말해준다.
우리 모든 국민은 이러한 사실을 피부로 느끼고 있으며 일상생활에서 다 실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과 사법부는 전혀 선진화되어 있지 않다.
그야말로 이들은 전근대적인 후진국의 수준에 머무르면서 정의와 공정, 상식이 도무지 시민들의 수준에 훨씬 못 미치고 있음은 국민을 무시하는 매우 무례한 짓이다.
지금처럼 선진국이 된 나라의 대통령이 되려는 자는 자신의 자격을 스스로 짚어보고, 과연 자신이 이 나라의 최고 수장으로서 국민을 섬길 수준이 되는지를 살펴보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야 할 것이며, 어렵게 당선이 되었으면 선거 과정이 공정했는가를 살펴보고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실력을 인정받을 떳떳한 위치에 있는지 판단해봐야 함이 상식이다.
148087-중국 산시성 시안 - 진시황병마용갱박물관
중국 산시성 서안 진시황병마용갱박물관에 진시황릉과 함께 건설한 지하궁전의 일부로 지하궁전을 호위하는 병사들을 테라코타로 만든 병마용이 전시되어 있다. 이 병마용들은 1974년 3월 29일 우물을 파던 한 농부에 의해 진시황릉에서 동쪽으로 1.5km 떨어진 지점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제1호 갱의 발굴 이후 현재는 제3호갱까지 발견되었고 각 갱마다 조성된 박물관에는 총 6천여개의 병마용과 1백개의 전차, 4백개의 기마상이 전시되어 있다.사진=연합뉴스
◆ ‘위록지마’의 기원과 교훈...조고가 보여준 권모술수의 극치
옛날 중국 진나라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하고 국정을 전횡하다가 아들 둘을 남기고 죽었다.
그 아들 이름이 부소와 호해였다. 부소가 총명하여 장차 진시황을 이어 황제가 될 적임자였다.
그런데 진시황에게는 간신인 환관 조고가 있어 조고가 감언이설로 진시황의 총애를 받았었는데, 진시황 사망 후 자신이 권력을 잡을 욕심으로 부소를 죽이고 12살 된 어리석은 호해를 황제로 세웠다.
호해 황제를 허수아비로 삼아 국정의 실권은 조고가 장악했다.
마침내 호해 황제마저 죽이고 조고가 실제로 황제가 되었으니, 이와 관련하여 ‘위록지마(謂鹿指馬)’라는 고사성어가 탄생했다.
‘위록지마’는 사슴을 가리켜 말(馬)이라고 한다는 뜻으로, 힘을 가진 사람이 힘없는 사람에게 얼토당토않은 것을 우기는 방식으로 권세를 마음대로 휘두른다는 의미다.
[사기]<진시황본기> 제6권에 나오는 이야기로써, 진나라 간신 조고가 어린 황제 호해 앞에서 사슴을 가리켜 말(馬)이라고 말하고는, ‘말(馬)이 아니라 사슴’이라고 바른 말을 하는 신하들을 기억해 두었다가 나중에 몰래 다 숙청하여 황제보다 자신이 더 권력이 세다는 것을 확인한 일화에서 비롯된 고사성어이다.
원문은 다음과 같다.
八月己亥, 趙高欲爲亂, 恐群臣不聽, 乃先設驗, 持鹿獻於二世, 曰:「馬也.」二世笑曰:「丞相誤邪? 謂鹿爲馬.」問左右, 左右或黙, 或言馬以阿順趙高. 或言鹿(者), 高因陰中諸言鹿者以法. 後群臣皆畏高.
이를 풀이하면,
'8월 기해일, 조고는 난을 일으키고자 했으나 신하들이 듣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이에 먼저 시험을 해보려고 가지고 있던 사슴을 황제(호해)에게 바치면서 “말(馬)입니다”라고 말했다. 황제가 웃으면서 말하길 “승상이 실수한 게 아니오? 사슴을 말(馬)이라니.”라고 하며 좌우에게 물으니, 어떤 이는 침묵했고, 어떤 이는 말(馬)이라며 알랑거리면서 조고를 따랐다. 어떤 이는 사슴이라고 말했는데, 조고는 사슴이라고 말한 자들 모두를 은밀히 법으로써 모함했다. 이후로 신하들이 모두 조고를 두려워하였다.'
시황제 사후, 간신 조고는 승상 이사와 짜고 진시황의 어리석은 아들 호해를 옹립하고자 장남인 부소, 명장인 몽염에게 자결을 명하는 시황제의 거짓 유서를 날조하여 둘을 제거한 뒤 그를 황제에 옹립시켰다. 그리고는 승상 이사를 배신하여 감옥에 가두고, 호해를 꼬드겨 자신에게 걸림돌이 될 것 같은 조정 중신들을 하나하나 죽이고 승상의 자리에 오르는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이 황제가 될 속셈을 품고 조정 신하들이 자신을 따를지 살피기 위해 어느 날 사슴을 가져와 호해 앞에 바치면서
이건 말(馬)입니다.
고 말했다.
영문을 몰랐던 호해는 웃으면서
승상이 잘못 아시는구려, 사슴더러 말이라 한단 말이오?
라고 어이없어 했으나 조고는 계속 말이라며 다시 한 번 봐달라고 했고 호해는 신하들에게 이게 말로 보이냐고 물었는데 조고는 이 과정에서 뒤돌아서 조정 신하들의 반응을 살폈다. 자신의 주장에 토를 달며 걸림돌이 될 거 같은 신하들을 파악하기 위해 일부러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이었다. 신하들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었는데, 말이라고 하는 그의 말을 수긍하는 신하들, 말이 아니라 사슴이라고 말하는 신하들, 아예 확답을 피하고 침묵했던 부류였다.
그리고 조고는 사슴이라 말한 신하들을 하나하나 기억해 두었다가 나중에 그들에게 오만 죄를 뒤집어 씌워 추방하거나 숙청해서 본보기로 삼았다. 그렇게 피바람이 한바탕 몰아친 뒤 중신들 중 조고의 말에 토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조고는 호해 황제를 죽게 만든 뒤 직접 황제에 올랐다. 그러나 때마침 일어난 지진에 하늘이 노(怒)한 줄 알고 겁을 먹고 황제에 오르기를 포기하는 촌극을 벌인다. 그 대신 황족 자영을 후계자로 임명했지만, 그가 양위를 거부하자 확실히 강요하려고 몸소 집에 찾아갔다가 자영의 부하 한담에게 암살당하고 말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추방당한 신하들이 대거 항우편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진나라가 멸망하는 단초가 된 것이다. (이상은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것임)
필자는 현재 대한민국이 바로 이 ‘위록지마’의 늪에 빠졌다고 진단한다.
"선진국 대통령 자격이 없는 조고 같은 자가 대통령 자리에 앉아 국정을 전횡함으로써 모든 폐해가 한국 사회에 속출하고 있다"
지난 4월 백악관에서 나라별 상호관세율을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 트럼프 관세 전쟁 시대, 교활한 정치로는 국제사회서 통하지 않아
비단 대한민국만 선진화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가 엄청나게 선진화로 달려왔으며 인류의 수준이 엄청나게 향상되어 있다.
과학기술 분야뿐 아니라 생명공학 분야에서 인류는 스스로 창조주의 위치에 올라 생명 자체까지도 생산하려는 수준에 달해 있을 정도이다.
현재 세계질서는 제2차 세계대전 종결 후 미·소·영·불·중 중심 체제도 아니고, 한때 일본이 미국 경제를 위협한 미·일 중심 체제도 아니며,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하에 놓여 있다.
미국의 트럼프가 자신의 막강한 부동산 재산을 등에 업고 관세정책으로 중공(중국공산당)을 비롯한 전 세계를 상대로 경제 질서를 재편하고 있는데, 그로 인해 기존의 자유무역 기조의 세계 경제질서가 바야흐로 보호무역 경제질서로 바뀌게 될 것 같다.
이러한 새로운 세상, 새로운 인류의 무대에서 활약할 당당하고 실력 있는 대통령을 우리 국민은 원한다.
‘위록지마’의 간교한 꾀로 대통령 자리에 앉아 자신의 자리 보전에만 급급한 자의 교활한 정치는 국내에서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통하지 않는다.
보라, 하느님의 창조질서는 어김없이 제때에 제 자리를 찾아 움직이거늘, 후진적이고 야만적인 비열한 속임수가 정착되어 이대로 고착되어서야 되겠는가!
지금 참으로 걱정되는 것은, 어느 정도 배우고 먹고 살 만하고 사회적 지위도 인정받는 자들 가운데도 ‘위록지마’에 세뇌되어 시대를 읽지 못하는 자들이 상당수 발견되고 있음이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