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첫 재판 출석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지난 9월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7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구속기소한 김건희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속행 공판을 열어,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주포'로 지목된 A씨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메시지에는 A씨가 "도이치는 손 떼기로 했어"라고 언급하자, 김 여사가 "내가 더 비밀 지키고 싶은 사람이야 오히려"라고 답변한 내용이 포함돼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날 재판에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으로부터 시세조종을 의뢰받아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 2차 주가조작 시기에 활동한 이른바 '선수' 김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씨는 권 회장에게서 김 여사에 대해 '따지기 좋아하고 꼬치꼬치 묻는' 스타일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으며, 증권사 근무 당시인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주식을 낮은 가격에 팔았다며 항의 전화를 한 적도 있다고 증언했다.

특검팀은 증인 김모씨를 신문하는 과정에서 1차 주가조작 작전 시기 주포로 지목된 A씨와 김 여사가 2012년 10월경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 불기소 처분됐던 A씨는 현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관련한 새로운 범죄 혐의가 드러나 특검팀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으며, 지난달 특검팀의 압수수색 도중에 도주하여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A씨는 공개된 메시지에서 김모씨를 언급하며 "난 진심으로 네가 걱정돼서 할 말 못할 말 못하는데 내 이름을 다 노출하면 다 뭐가 돼. 김00이가 내 이름 알고 있어. 도이치는 손 떼기로 했어"라고 발언했고, 이에 김 여사는 "내가 더 비밀 지키고 싶은 사람이야 오히려"라고 답했다.

김모씨는 김 여사에게 A씨의 존재를 노출한 적이 있느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노출한 적 없다"고 답하며, A씨와 김 여사의 친분 관계에 대해서는 "뉴스로 처음 알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가 이전에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A씨가 김 여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소개해줬다고 특정한 바 있다.

한편, 김 여사는 A씨와 나눈 메시지가 법정에서 나오는 동안 손으로 머리를 짚고 고개를 숙이는 등 건강 이상 증세를 보여 재판이 잠시 휴정되었다.

이후 김 여사는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 등을 이유로 구치소로 복귀했다.

그러나 김모씨는 이날 증언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관련한 매매를 할 때 김 여사와 직접 소통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김 여사가 거래를 주도했거나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재판부는 김 여사의 미래에셋증권(Mirae Asset Securities Co., Ltd.) 계좌를 맡아 운용한 것으로 알려진 투자자문사 블랙펄인베스트의 전 임원 민모씨에 대한 증인신문도 진행했다.

민모씨는 블랙펄인베스트가 김 여사 명의 계좌에 로그인한 기록은 있지만 실제 매매한 기록은 없었다며, 블랙펄에서 김 여사 계좌를 직접 운용했는지는 몰랐다고 증언했다.

그는 "김 여사의 미래에셋 계좌 거래는 블랙펄이 알지 못하는 아이피(IP, Internet Protocol)에서 이뤄졌다"며 "거래한 적은 없는데 로그인 한 적이 2회가 있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됐다"고 밝혔다.

민씨는 또한 김 여사가 블랙펄에 계좌를 맡기면서 수익의 40퍼센트(%)를 주기로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최근 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분배 약정이 이례적이냐는 특검 측 질의에는 "정상적인 투자자문이나 금융감독원에 (신고해야) 한다면 못하지만, 그냥 이종호 개인 사단인데 5대5로 하든 6대4로 하든 불법인지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김건희 형사재판에 증인 출석하며 입장 밝히는 명태균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건희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오전에는 공천개입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가 재판에 출석하여 관련 의혹을 재차 강하게 부인했다.

명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휴대전화 메신저로 전송한 이유에 대해 "전체적인 흐름이 이렇게 가는구나, 이런 것을 참조하라고 보낸 것"이라며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비슷한 취지의 문자를 많이 보냈다고 설명했다.

또한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최초 제보자인 강혜경씨에게 "오늘 결과 빨리 나오죠? 윤석열 총장 문자 왔네?"라고 말한 통화 녹취에 대해서는 "(강씨가) 맨날 핑계 대고 조퇴를 하니까 제가 (일 시키려고) 저렇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