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전 국방장관.사진=연합뉴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추가 구속영장 심문에서 조은석 특별검사팀과 팽팽한 법리 공방을 벌였다.

특검팀은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 관련 일반이적 혐의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우려를 강조한 반면, 변호인단은 구속 연장을 위한 '쪼개기 기소'라고 반박했다.

이번 심문은 김 전 장관의 구속 기한이 오는 25일까지로 예정된 가운데, 특검이 일반이적 및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추가 구속을 요청하면서 진행됐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과 관련하여 일반이적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우려가 상당하므로 구속 연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12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 여건 조성을 목적으로 남북 간 충돌을 유도하여 국가적 안보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을 시도해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한 행위로 기소됐다"며 "범죄 자체가 중대하다"고 밝혔다.

이어 "예상되는 법정형을 고려할 때 도주 우려도 무시할 수 없으며, 김 전 장관 측의 법정 대응을 고려하면 증거인멸 우려도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일반이적죄의 법정형은 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이다.

김용현 전 국방장관.사진=연합뉴스


반면, 김용현 전 장관 측 변호인단은 특검의 이번 추가 구속 요청이 인신 구속을 연장하기 위한 '쪼개기 기소'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승수 변호인은 심문 직후 취재진에게 "다른 사건의 구속 기간이 만료돼 사실상 인신 구속 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 사건 기소가 이뤄졌다"며 특검의 주장을 반박했다.

유 변호인은 또한 "특검팀은 김 전 장관이 증거인멸죄로 기소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주장했으나, 이는 해당 사건과 이 사건이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문 과정에서 김 전 장관은 발언 기회를 얻어 "정상적 군사 작전을 수사하는 것 자체가 참담하다"며 "군사 작전 자체를 위축시키고 군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이 될까 두렵다"는 취지로 직접 입장을 표명했다.

김 전 장관 측은 심문 전 재판부 기피 신청을 제기했으나, 재판부는 소송 지연 목적이 명백하다고 판단하여 간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유 변호인은 재판부가 "피고인이 공소장을 송달받지 못해 이를 적법하게 송달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사실상 묵살했다"며 "불공정한 소송 지휘이므로 기피 신청을 했으나 이 또한 기각됐다"고 설명했다.

그간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공소장의 상당 부분이 비실명 처리되어 방어권 행사가 어렵다고 주장해왔다.

김용현 전 장관은 북한을 도발하여 군사적 긴장을 높인 뒤 이를 비상계엄의 명분으로 삼고자 지난해 10월께 드론작전사령부에 평양 무인기 침투를 지시한 혐의로 지난달 추가 기소된 바 있다.

형사소송법상 1심 구속 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다른 사건이나 혐의로 기소되어 구속 필요성이 인정되면 법원 심사를 거쳐 추가로 영장을 발부받을 수 있다.

이번에 영장이 추가로 발부된다면, 김 전 장관은 각기 다른 혐의로 연달아 세 차례 구속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윤석열·김용현·여인형
윤석열 전 대통령(왼쪽부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사진=연합뉴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10일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수사 단계에서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처음 구속됐다.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특별검사팀은 김 전 장관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하며 추가 구속을 요청했으며, 법원은 구속 만기 3시간을 앞둔 6월 25일 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법원이 영장을 발부할 경우, 김 전 장관의 구속 기간은 최장 6개월 연장된다.

만약 영장이 기각된다면, 김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구속된 이후 약 1년 만에 석방된다.

구속 기간이 10여 일 남은 만큼 심문 결과 발표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며, 재판부는 심문을 마치며 오는 19일까지 추가 의견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으로 김용현 전 장관과 함께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의 추가 구속 여부도 조만간 결정될 예정이다.

재판부는 오는 16일 여인형 전 사령관, 23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심문을 각각 진행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기한은 내년 1월 18일이며, 여인형 전 사령관의 구속 기한은 다음달 2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