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코펜하겐 시내의 우체통.사진=연합뉴스

덴마크가 400년(1624년) 동안 이어온 편지 배달 서비스를 오는 30일을 기해 중단한다.

이는 거센 디지털화 물결 속에서 편지 수요가 급감하고 온라인 소포 수요가 폭증하는 등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영국 일간 가디언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에서 가장 디지털화된 국가 중 하나인 덴마크는 이제 공식적인 우편 시대를 마무리하고 전면적인 디지털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덴마크 우체국인 포스트노르드는 편지 배달 서비스 중단 배경에 대해 편지 발송량이 지난 25년간 90퍼센트(%) 이상 줄어든 반면, 온라인 쇼핑의 확대로 소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포스트노르드는 편지 배달 서비스 종료와 더불어 덴마크 내 일자리 1천500개를 삭감하고, 도심 곳곳에 설치된 우체통 1천500개도 없앤다고 밝혔다.

2009년 덴마크와 스웨덴 우체국의 합병으로 탄생한 포스트노르드는 스웨덴 내에서는 편지 배달 서비스를 계속하며, 미사용 덴마크 우표는 제한된 기간 동안 환불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해체되는 덴마크 우체통 중 상태가 양호한 1천개는 이달 초 경매를 통해 개당 2천 덴마크 크로네(약 46만 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공적인 편지 배달 서비스는 막을 내리지만, 덴마크인들은 민간 기업인 다오(Dao)를 통해 앞으로도 서한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

덴마크는 이미 국가 디지털 신원 확인 시스템인 '미트아이디(MitID)'를 통해 온라인뱅킹부터 전자 문서 서명, 병원 예약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식 행정 소통을 '디지털 포스트(Digital Post)'로 처리하고 있다.

MitID는 15세 이상 덴마크 인구의 97퍼센트(%)가 등록되어 있으며, Digital Post를 사용하지 않는 쪽을 선택한 덴마크인은 5퍼센트(%)에 불과할 정도로 보편화되어 있다.

이는 덴마크가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사회'로 이행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