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콘서트 연 한동훈 전 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연 토크콘서트에서 참가자들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2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지지자 1천500여 명과 함께 첫 대형 토크 콘서트를 개최하며 지지층 결집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당무감사위원회가 이르면 이번 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 작성에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의혹인 '당원 게시판(당게) 사건' 조사에 결론을 낼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자신을 겨냥한 당내 '찍어내기' 시도에 대해 강한 견제 발언을 쏟아냈다.
◆ 당 지도부 겨냥 비판…'당게 사건' 공방 점화
이날 한 전 대표는 "(당내에) 더불어민주당이 아니라 민주당과 싸우는 저와 싸워서 정치적 탈출구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같은 진영과 당내 공격은 늘 있고 허용할 수 있지만, 당의 권한을 이용해 이렇게 당내 인사를 노골적으로 공격하는 건 처음 보는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은 그동안 당무감사위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 작성에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의혹인 당게 사건을 조사하고, 친한(친한동훈)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게 중징계를 권고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한 전 대표가 당내 '찍어내기' 시도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하며 내부 갈등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모양새다.
토크콘서트 연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연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권력에 찍힌 소' 자처하며 지지층에 호소
한 전 대표는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잘못을 바로잡을 줄 아는 것도 용기"라며 "저는 모든 용기 있는 사람과 함께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장동혁 대표가 지난 19일 "이제 변화를 시작하려 한다"며 당내 쇄신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에 화답하는 동시에, 당무감사 결과에 대한 전향적 결과를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 검사로서 좌천당했던 경험을 상기하며 "저는 권력에 찍힌, 누구 말처럼 '들이받는 소' 같은 공직자였을 뿐"이라고 언급했다.
과거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이 당게 사건 중간 조사 결과 발표 당시 한 전 대표 가족 연루를 시사한 뒤 자신의 블로그에 "사람을 들이받는 소는 돌로 쳐 죽일 것"이라고 썼던 비속어를 언급하며, 자신을 향한 비판에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 "진짜 보수는 자유로운 시민의 선택 존중" 소신 밝혀
한 전 대표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산다는 건 제 오래되고 단단한 생각"이라며 "그런 단단함 때문에 계엄 저지, 영부인 문자 '읽씹'(읽고 답장하지 않는다는 뜻의 비속어), 통일교 만남 거절 등으로 빌미가 될 수 있는 유혹적 상황에서 길을 잃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아스팔트에 태극기 들고 나가 부정선거 음모론을 추종하는 건 보수가 아니다"라며 "자유로운 시민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그 과정에서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는 게 진짜 보수다. 그런 점에서 저는 저보다 더 보수적 정치인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강조했다.
콘서트 현장의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한 전 대표가 발언할 때마다 "도토리"를 외쳤다.
이는 한 전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서 '대통령'(ㄷㅌㄹ)을 의미하는 은어로, 그의 대권 잠재력에 대한 지지층의 높은 기대감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