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집회.사진=SNS 캡처


해방 이후 적대적 이념 갈등과 냉전의 최전선이라는 혹독한 국제환경 속에서 대한민국의 건국은 기적이었고, 그 존속은 투쟁의 연속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국제정세에 대한 냉철한 인식과 외교적 결단으로, 6·25전쟁이라는 민족사의 비극 속에서 유엔군의 참전을 이끌어내, 중공군 등 공산당의 침략을 격퇴하여 자유대한민국을 피로써 지켜냈으며, 한미동맹(한미상호방위조약, 1953년 11월18일)이라는 불가역적 안전판을 구축해, 이후 70여 년 동안 전면전쟁을 막아냈다.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은 산업화와 의식개혁을 통해 가난과 종속을 극복하며 북한과의 체제 경쟁에서 결정적 우위를 확보했다. 오늘날 국운융성의 대한민국은 이 두 축 위에 서 있다.

그러나 분단국가라는 특성상 체제수호세력은 북한 통전부 등 반국가매국세력의 끝없는 도전을 받아왔다.

“북한의 지하당조직사업과 대남 통일전선전술 적화공작은 형태만 바꾼 채 지속되어 왔고, 최근에는 중국 공산당의 노골적인 초한전 전략으로 제2홍콩화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총칼 없이도 상대국의 정치, 사법, 언론, 교육, 경제를 내부에서 붕괴시키는 초한전 전략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개방성과 관용을 역이용하여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내부에서부터 붕괴시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본격화된 신냉전 질서 속에서, 북·중·러라는 대륙 전체주의 블록과 미·일·호주를 축으로 한 해양 자유진영을 잇는 지정학적 요충지에 위치한 대한민국은, 다시 한 번 세계사적 화약고가 될 위기 앞에 서 있다.”

이러한 위기 국면에서 지금 자유민주주의 체제수호 애국국민들이 싸워야 할 주적은, 외부의 적만도 아니고, 내부의 적만도 아니다.

한미동맹 70주년 로고 발표하는 박진 장관과 골드버그 미국대사
지난 2022년 12월15일 외교부와 주한 미국대사관은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로고 디자인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했다. 당시 박진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사진=외교부/연합뉴스


◆ 외부 공작과 내부 결합의 주적

중공의 초한전과 북한의 대남 공작이라는 외부의 체제전복 전략과 세력이 주적이고, 그리고 이에 무기력하게 노출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며 내부에서 체제를 갉아먹는 국내 반국가 매국세력과 무책임한 정치권의 결합, 이것이 오늘 대한민국이 직면한 또 다른 주적이다.

문제는 지금의 체제전쟁이 총성이 들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정보기관의 기능은 무력화되고, 안보는 공포 조장으로 매도되어 해체되고 있으며, 역사전과 사상전에서 실패한 체제 수호의 언어는 극단, 극우로 낙인찍히고 있다.

이스라엘의 모사드처럼 국가를 수호해야 할 국정원이 북한통전부의 지부처럼 거론되고, 간첩·공작 개념 자체가 조롱의 대상이 되는 현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는 북한의 적화공작과 중공 초한전의 전형적 성과이며, 내부 면역체계가 붕괴된 국가의 징후다.

이재명 대통령, 부산서 국무회의 주재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3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이재명 정치의 위험성

이러한 상황에서 이재명과 민주당이 보여온 정치 행태는 위기를 관리하는 집권세력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

국가의 구조적 위기와 안보 환경 변화에 대한 진지한 인식 대신, 분열과 선동, 편 가르기 정치에 몰두하고 있다.

원칙 없는 실용을 가장한 기회주의, 법치의 보편성을 훼손하는 선택적 정의, 사법과 행정을 정치의 방패와 무기로 삼는 소인배 정치, 파렴치정치가 반복되고 있다.

이는 정쟁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시스템의 신뢰를 붕괴시키는 신호다.

정치는 국가 공동체의 생존을 전제로 해야 한다.

그러나 시정잡배식 언어와 깽판 정치, 광기와 독기로 점철된 정치는 사회를 피로하게 만들고, 국민을 냉소로 몰아넣는다.

그 틈을 노린 외부 세력의 선전과 공작이 한층 용이하게 침투하는 양상이다. 내부가 분열되고 가치 기준이 무너질수록, 초한전은 성공한다. 이것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태극기 들고 일어선 국민(AI가 만든 이미지).사진=SNS 캡처


◆ 체제수호의 길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자유대한민국을 외치며 투쟁하는 젊은이들과 체제수호 애국국민들의 존재는 이 나라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그들의 분노와 열정은 정당하다. 그러나 체제전쟁은 감정만으로 승리할 수 없다.

적을 정확히 규정하고, 전장의 성격을 이해하며, 우리의 취약 지점을 냉정하게 보완할 때만 승리의 조건이 만들어진다.

지금의 싸움은 진영 간 감정싸움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존속할 것인가, 아니면 내부 붕괴로 무너질 것인가를 가르는 역사적 분기점이다.”

자유를 혐오하고, 국가를 해체 대상으로 인식하며, 외부 전체주의 세력의 이해와 맞물려 움직이는 모든 반국가적 매국행위와 구조, 그리고 이를 방치하거나 조장하는 무책임한 정치가 주적이며, 이에 맞서 싸워 승리해야 한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기에, 대한민국은 다시 한 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깨어있는 체제수호 애국국민들의 이성, 절제된 용기, 그리고 원칙에 기반한 정치적 각성이 없다면, 피로 지켜온 자유는 내부로부터 침식될 것이다.

지금 체제전쟁은 분노의 허상을 쫓기보다, 자유민주주의체제를 해체하려는 친중매국노와 친북주사파 등 반국가매국세력의 실체를 밝혀내고, 대한민국 곳곳에 잠복해 있는 그 뿌리를 제거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