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연말종가 눌렀지만…연평균 '역대 최고' 눈앞
올해 외환 거래 마감을 이틀 앞둔 가운데 연말 환율 종가가 작년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지만 여전히 역대급으로 높은 수준이란 점에서 불안감이 남아있다. 지난 26일까지 주간거래 종가 기준 올해 평균 환율은 1,421.9원이다. 이는 외환위기였던 1998년(1,394.9원)보다도 높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사진은 28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사진=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은행(IB, Investment Bank)들이 앞으로 1년간 원/달러 환율이 평균 1천420원에서 1천440원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융투자업계가 12월 28일 분석한 자료에서는 1천400원대 환율이 시장의 '새로운 기준'(뉴노멀)으로 자리 잡는다는 시각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International Monetary Fund)이 2024년 기준으로 추정한 적정 원/달러 환율 1천330원 선과 상당한 격차를 보여, 구조적인 외환 수급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2개 주요 투자은행의 향후 3개월 원/달러 환율 전망치는 평균 1천440원으로 집계됐다.
스탠다드차타드와 노무라는 1천460원을 제시하여 가장 높은 예상치를 보였으며, 에이치에스비씨(HSBC, Hongkong and Shanghai Banking Corporation)는 1천400원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전망했다.
향후 6개월 전망치 평균은 1천426원으로, 이는 지난 26일까지의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올해 평균 환율 1천421.9원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시점의 최고 전망치로는 바클리 캐피탈, 웰스파고, 스탠다드차타드가 1천450원을 제시했으며, 제이피모건(JP Morgan, JP Morgan Chase & Co.)과 소시에테제네랄은 1천400원을 최저치로 내다봤다.
9개월 및 12개월 후 환율 전망치는 평균 1천424원으로 동일하게 나타났다.
일부 은행들이 비교적 낮은 1천300원대 후반을 제시하기도 했으나, 향후 12개월 전망에서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Bank of America)가 1천395원, 골드만삭스는 1천390원, 노무라는 1천380원 수준을 예측했지만, 전반적으로 1천400원대 초중반이 우세했다.
특히 바클리 캐피탈이 1천490원으로 가장 높은 전망치를 제시했지만, 글로벌 아이비(IB)들 역시 환율이 1천500원을 돌파할 가능성에는 다소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IMF '대외부문 평가보고서'(External Sector Report).출처=국제통화기금(IMF).사진=연합뉴스
다만, 주로 11월 하순부터 12월 초 사이에 발표된 이들 아이비(IB) 전망치는 향후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외환 당국과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24일과 26일 연이틀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며 원화 약세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일부 완화되었기 때문이다.
시장의 환율 눈높이가 조정되더라도,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산하는 적정 환율 수준보다는 여전히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대외부문 평가 보고서'(External Sector Report)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원/달러 적정 환율은 1천330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아이엠에프(IMF)는 지난해 평균 실질실효환율을 기준으로 원화 가치가 중간값 2.4퍼센트(%) 저평가되었다고 평가했으며, 최대 5.1퍼센트(%) 저평가되었거나 0.3퍼센트(%) 고평가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다.
지난해 연평균 환율인 1천364원을 적용할 경우, 적정 환율은 약 1천332원 부근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올해 국내 경제 여건의 변화를 감안하더라도 현재 1천400원대 중반에 형성된 환율은 과도하게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는 그만큼 수급 변수가 크게 작용하며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 요인을 압도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향후 원/달러 환율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는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운용, 수출 기업들의 달러 물량 공급, 그리고 '서학개미'로 불리는 해외 주식 개인 투자자들의 국내 시장 복귀 등이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이엠에프(IMF)가 2025년도 적정 환율을 새롭게 추산할 예정이지만, 상향 조정되더라도 "1천300원대 초중반 범위 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