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푸젠성 핑탄에서 대만 상대 로켓 발사 훈련
중국군이 30일 오전 대만에서 가까운 중국 푸젠성 핑탄섬에서 로켓을 발사하는 모습. 중국군 동부전구는 이 직후 공지에서 "대만섬 북부 해역을 대상으로 원거리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해 예상한 성과를 달성했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중국군은 미국의 대규모 대만 무기 판매에 반발해 시작한 대만 포위 훈련 이틀째인 30일 대만 북부와 남부 해역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며 실사격 훈련을 벌였다.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이날 육·해·공·로켓군 병력을 동원해 역대 최대 규모로 훈련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동부전구는 오전 9시 대만섬 북부 관련 해역을 대상으로 육군 부대가 원거리 화력 실탄 사격을 실시해 예상 성과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오후 1시에는 대만 남해상에서 장거리 합동 타격 모의 훈련을 진행해 역시 예상 성과를 얻었다고 공개했다.
오전 8시 공지에서는 구축함·호위함과 전폭기 등 병력이 대만섬 남북 양단 해역에서 검증·식별, 경고·퇴거, 모의 타격, 해상 돌격, 방공·대잠수함 훈련을 실시하며 해·공군 협동과 일체화된 봉쇄 능력을 검증했다고 밝혔다.
대만 섬 동부 해역에서는 강습상륙함, 구축함, 호위함, 무인기 등이 동원돼 정예 병력의 돌파·기습과 주요 항만 장악 훈련에 초점을 맞췄다.
동부전구가 공개한 실사격 훈련 현장 영상.사진=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소셜미디어 계정 게시 영상 캡처/연합뉴스
AFP통신은 대만에 가장 가까운 푸젠성 핑탄 지역에서 기자들이 오전 9시께부터 최소 10발의 로켓 발사 장면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오전 6시까지 24시간 동안 대만 인근에서 중국 군용기 130대와 함정 22척을 포착했다.
함정 중 14척은 중국 해군 소속이고 나머지 8척은 불특정 정부 함정으로 분류됐다.
중국 군함의 사격 장면
중국군함이 알려지지 않은 장소에서 사격을 하는 모습. 동부전구는 대만 포위훈련 첫날인 29일 이같은 사진을 공개했다. 동부전구는 30일 대만 인근 해역에서 이틀째 실사격 훈련을 진행중이다.사진=연합뉴스
중국 측 훈련 구역은 대만 접속수역(24해리) 이내를 포함하며 일부는 영해(12해리)에도 걸쳐 있다.
구리슝 대만 국방부장은 북부 실사격 훈련 낙탄 구역이 24해리 인근에 흩어져 있다고 발표했다.
대만 교통부 민항국은 중국군 실사격 훈련으로 인해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대만해협 주변에 임시 위험 구역 7곳을 설정하고 항공기 진입을 금지했다.
이에 국제선 일부가 지연·취소되며 총 941편과 승객 10만명이 영향을 받는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중국군 훈련에 대해 “중국공산당은 최근 군사적 압박을 과도하게 부각하고 있으며 이는 책임 있는 주요 강대국이 취할 행동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가안보팀이 군과 긴밀히 협력해 최신 동향을 파악하고 안보를 보장한다고 덧붙였다.이번 훈련은 미국이 이달 18일 대만에 111억540만달러(약 16조원) 규모 무기 판매를 승인한 데 대한 반발로 시작됐다.
판매 목록에는 하이마스 다연장로켓, M107A7 자주포, 자폭 드론, 전술 임무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등 공격용 무기가 포함됐다.
중국군 동부전구가 발표한 대만 포위훈련 훈련구역 배치도.사진=연합뉴스
중국 외교부는 훈련을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대한 엄중한 징계이자 국가 주권과 영토 수호를 위한 필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국방부는 “외부 세력이 대만 문제에서 선을 넘어 중국 주권과 안보를 훼손하고 대만해협 평화·안정을 파괴하고 있다”며 훈련이 대만 독립 세력과 외부 간섭에 대한 경고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훈련에 대해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사전 통보를 받지 않았으나 “우려하지 않는다”며 중국이 해당 지역에서 20년간 해군 훈련을 해왔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해양안전국이 실사격 훈련 구역 두 곳을 추가 지정함에 따라 이번 ‘정의의 사명 2025’ 훈련이 범위 기준 역대 최대 규모가 됐다고 보도했다.
대만 시민들은 비교적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타이베이 시장 상인 한 명은 AFP에 “전쟁은 불가능하다”며 “대만을 공격한다면 중국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