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간접흡연의 폐해를 예방하고 규제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담배 폐해 기획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1일 밝혔다.
질병청은 2022년부터 매년 시의성 있는 주제로 담배 폐해 통합 보고서를 내고 있다.
올해 보고서는 간접흡연을 주제로 다른 사람이 피우는 담배 연기를 마시는 2차 흡연뿐 아니라 흡연자의 날숨이나 옷 등에 묻은 유해 물질에 노출되는 3차 흡연까지 포함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정과 공공장소, 차량 등 다양한 실내 환경에서 니코틴, 초미세먼지, 담배특이니트로사민, 휘발성유기화합물, 중금속 등이 검출됐다.소변과 혈액 등 생체 지표를 측정해 간접흡연의 장단기 노출 수준을 평가한 결과 일부 연구에서는 설문조사보다 생체 조사 지표로 확인된 노출 수준이 더 높았다.
이 결과는 일상생활 속 다양한 공간에서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 채 간접흡연에 노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간접흡연은 폐암, 두경부암, 자궁경부암 등 각종 암과 허혈성 심질환, 뇌졸중,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우울증 등 10여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특히 폐암의 경우 간접흡연 노출 정도가 많을수록 위험이 커진다.임신부는 간접흡연에 노출되면 사산·조산, 저체중아 출산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최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스페인과 아일랜드 등 일부 국가는 실내 공공장소와 사업장에 흡연구역을 두지 못하게 하는 규제를 도입해 실내 공기 질 개선과 간접흡연 노출 감소, 흡연율 하락, 질환 발생률 감소 등 긍정적 효과를 거뒀다.
한국도 단계적으로 금연 구역을 확대하고 있으나 실내 금연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별도 흡연구역이나 흡연실을 두지 않는 ‘완전한 실내 금연’ 정책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흡연은 개인의 선택에 그치지 않고 주변 사람의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다”며 “간접흡연에 관한 연구를 집대성한 이번 보고서가 경각심을 높이고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데 적극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담배 폐해 기획 보고서는 질병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