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사진=연합뉴스

일본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중일(中日) 관계가 악화하면서 내달 예정되었던 대규모 일본 경제대표단의 중국 방문 계획이 연기되었다.

31일 교도통신과 엔에이치케이(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쓰쓰이 요시노부 일본경제단체연합(게이단렌) 회장을 비롯해 일중경제협회, 일본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장과 기업 대표를 포함한 200여 명의 대표단은 내년 1월 20일부터 23일까지 방중할 계획이었으나 일정을 연기했다.

일중경제협회는 이날 방중 연기 사실을 공표하며 "반년 걸려 준비해온 대표단을 예정대로 보낼 수 없게 돼 매우 유감"이라며 향후 방중 시기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일중경제협회를 중심으로 한 일본 경제계는 1975년부터 거의 매년 중국에 경제대표단을 보내며 양국 경제협력 촉진에 기여해왔다.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고 매년 이어져 온 방문 일정이 연기된 것은 일본 정부가 센카쿠 열도를 국유화한 2012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이번 방문 연기는 단순한 일정 변경을 넘어, 정치적 갈등이 양국 간 경제 교류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풀이된다.

복수의 관계자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발언에 대한 중국 측 반발을 일정 연기 배경으로 꼽으며, "경제대표단의 중국 지도부 면담 요청에 중국 측의 명확한 답변이 없었다"고 전했다.

신도 고세이 일중경제협회 회장은 지난 18일 도쿄에서 우장하오 주일 중국 대사와 만나 일본 경제대표단의 중국 초청을 요청하며 중일 관계 악화 상황에서도 경제 교류 유지가 중요하다고 역설한 바 있다.

이는 중국이 외교 채널을 통한 직접적인 항의 외에 실질적인 교류 축소로 일본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