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측, 예멘 분리주의 세력 STC가 장악한 기지 공습.사진=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의 지원을 받는 예멘 분리주의 세력 남부과도위원회(STC)가 2일(현지시간) 독립을 골자로 한 자체 헌법을 선포하며 예멘 내 세력 갈등이 극심하게 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은 STC를 상대로 대규모 공세를 단행하여 전면적인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3일 새벽 UAE는 예멘에서 군을 철수하며 예멘 내 연합 전선 붕괴 조짐이 보인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예멘 정부와 사우디아라비아 외무부는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촉구하고 있어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STC는 2일(현지시간) 30개 조항으로 구성된 자체 헌법을 발표하며 1967년부터 1990년까지 존재했던 남예멘의 지배 영토에 '남아라비아국'을 창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STC는 향후 2년간의 과도기를 거친 뒤 국민투표를 통해 남부 주민의 자결권을 행사하겠다고 전했으며, 다른 세력들이 이를 거부하거나 군사 행동에 나설 경우 "모든 선택지가 열려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독립을 목표로 한 STC의 행보 중 가장 노골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이러한 STC의 독립 선언은 사우디와 UAE가 그동안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에 맞서 국제적으로 승인된 예멘 정부를 복원한다는 공동 목표 아래 유지해온 연합 전선을 뒤흔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두 국가는 남부 독립을 추구하는 STC를 둘러싼 입장 차이로 갈등을 빚어왔으며, 결국 이날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지난달 STC가 장악한 하드라마우트주(州)를 탈환하기 위한 대규모 공세에 나섰다.
STC는 사우디의 대규모 공습으로 전투원 20명이 사망했다고 밝히며 강력히 반발했다.
사우디군에 가까운 한 관계자는 "STC가 하드라마우트와 마라에서 철수할 때까지 공습이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우디에 인접한 이들 두 지역은 한동안 사우디가 지지하는 예멘 정부군이 통치해왔지만, 지난달 STC가 장악한 바 있다.
앞서 사우디는 STC에 점령지 철수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달 26일 STC 거점을 직접 공습했다.
나흘 뒤인 30일에도 예멘 무칼라 항구에 하역된 UAE 물자를 타격하며 양측의 긴장은 극도로 고조됐다.
UAE는 두 차례에 걸친 사우디의 공습 직후 예멘에서 군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으며, 3일 새벽 철수가 완료됐다고 최종 발표하며 사실상 연합 전선에서 이탈했다.
한편, 예멘 정부의 실질적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대통령지도위원회의 라샤드 알알리미 위원장은 사우디에 남부 문제 해결을 위한 회의 개최를 공식 요청했다.
후티 반군이 운영하는 사바 통신에 따르면, 알알리미 위원장은 "UAE의 지원을 받는 STC를 포함해 남부의 모든 정치·사회 세력이 차별 없이 참여하는 대화의 장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사우디 외무부도 이날 AFP통신을 통해 성명을 내고 예멘 남부 지역의 모든 분리주의 세력에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촉구하며,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만나 공정한 해결책을 모색하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