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민주주의 사회는 모든 시민에게 최소한의 생활과 기회균등을 보장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자유'와 '기회'라는 헌법적 가치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박탈당하는 현실이 우리 사회를 짓누르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장애인 일자리 확대를 외치지만, 여전히 대다수 장애인은 노동 시장의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으며, 어렵게 얻은 일자리마저 저임금과 열악한 처우 속에 신음하고 있다. 이는 자유와 책임을 강조하는 자유공화 시민으로서 용납할 수 없는 비극이다. 장애인들의 '일할 권리'가 형식적인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져야 함을 우리는 강력히 촉구한다.
지난 5일 한국장애인개발원이 발간한 '2024 장애인삶 패널조사' 보고서는 이러한 암울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전체 장애인의 71.1퍼센트(%)가 무직 상태이며, 고작 28.9퍼센트(%)만이 일자리를 가지고 있다. 특히 여성 장애인의 경우 76.5퍼센트(%)가 일자리가 없어 남성(66.9%)보다 훨씬 더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다. 뇌 병변 및 정신 장애인은 10퍼센트(%) 안팎의 낮은 취업률을 보이며 일자리를 찾기 가장 어려운 집단으로 나타났고, 중증 장애인의 83.1퍼센트(%)가 일자리가 없는 것은 장애인 고용 시장의 깊은 단층선을 드러낸다. 더 나아가, 취업에 성공한 장애인 임금 근로자의 절반에 가까운 49.6퍼센트(%)가 월 소득 200만 원 미만에 그치고, 20.7퍼센트(%)는 월 100만 원도 받지 못하는 극심한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단순한 통계 수치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차별과 약자에 대한 무관심이 빚어낸 참담한 결과이다. 장애인들은 '하는 일 자체'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만, 보수, 고용 안정성, 발전 가능성 등 직업의 핵심 요소에 대한 만족도가 현저히 낮아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 '장애로 인한 직업 능력 제한', '전일제 근무를 구하지 못해서'라는 답변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환경의 실패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러한 현실은 정부가 추진하는 장애인 고용 정책이 양적인 확대에만 치우쳐 질적인 측면을 간과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현행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은 공공 및 민간 부문에 장애인 의무 고용률을 부과하지만, 많은 기업은 부담금 납부로 의무를 회피하며 사실상 장애인 고용에 대한 책임을 외면한다. 이는 법의 본래 취지를 무색하게 하며, 장애인에게 실질적인 '일할 기회'를 제공하는 대신 돈으로 때우려는 비윤리적 행태이다. 대한민국은 단순히 일방적으로 베푸는 복지에 머물지 않고, 장애인이 스스로 자립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이 장애인 고용 기업에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미고용 기업에 엄격한 페널티를 부과하며, 맞춤형 직업 교육과 취업 지원 서비스를 강화하는 정책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는 단순히 베푸는 방식의 관점을 넘어, 장애인의 노동이 사회 전체의 생산성과 통합을 이끄는 핵심 동력임을 인정하는 선진적 접근이다.
'더프리덤타임즈'는 정부와 사회 전체에 장애인 고용 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을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의무 고용률 달성 여부만을 따지는 낡은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장애 유형과 개인 역량에 기반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 ▲둘째, 기업들이 장애인 고용을 사회적 의무가 아닌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인식하도록 실질적인 인센티브와 제도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셋째, 장애인 개개인의 잠재력을 발굴하고 개발할 수 있는 맞춤형 직업 훈련과 재교육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여 경쟁력 있는 인재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장애인의 '일할 자유'는 결코 차별받아서는 안 될 기본권이다. 우리는 이들에게 단지 일자리를 주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삶을 설계하고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되찾아주어야 한다. 우리는 그때 비로소 자유와 정의가 분명히 살아 있는 진정한 자유공화 시민 사회를 이뤘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