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12일 국세청이 누적 체납액을 인위적으로 줄이기 위해 국세징수권 소멸시효 기산점을 법령을 위반하고 임의로 소급 적용해 1조4천억 원 규모를 부당하게 소멸시켰다고 밝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국세청은 2020년 10월 기준 누적 체납액이 122조 원으로 집계되자 부실 관리 비난을 피하고자 100조 원 미만으로 축소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각 지방청에 체납액 20% 감축 목표를 일괄 할당한 뒤 소멸시효 기산점을 법에 규정된 압류해제일이 아닌 추심일이나 압류일 등 이전 시점으로 소급 적용하도록 지시했다.
이 불법적인 방식으로 시효 완성 채권을 대량 발생시켜 전체 체납액을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고액·재산은닉 혐의 체납자는 중점 관리 대상임에도 국세청은 지방청에 별도 점검을 지시한 뒤 고액 체납자 1천66명(체납액 7천222억 원)에 대해 임의로 소멸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처리했다.
이 중 명단공개·출국금지·추적조사 등 엄격한 중점 관리 대상 체납자 289명(체납액 2천685억 원)도 포함됐다.
또 서울지방국세청은 특정 고액 체납자 일가에 대해 출국금지를 임의로 해제하고 와인·명품가방 등 압류 재산까지 풀어준 사실이 확인됐다.
감사원은 국세청장에게 국세징수권 소멸시효 기산점을 임의 적용해 징수권을 부당 소멸시키는 행위를 근절할 개선방안을 즉시 마련하고, 압류·출국금지 해제 업무를 잘못 처리한 관계자들에 대해 엄중 징계할 것을 요구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국세청의 이번 체납액 축소 꼼수는 국민 세금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중대한 문제”라고 강하게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