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기자의 코로나 일기] 2. 슬비 투병 일지 - 슬비 병원 기록

이상훈 승인 2022.12.31 07:00 | 최종 수정 2023.01.02 14:28 의견 11
故 이선주(한글이름 슬비) 학생의 생전 모습.
故 이선주(한글이름 슬비) 학생은 경북외국어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었다. (사진=더프리덤타임지)


2021

10월 23일 화이자 1차

11월 13일 화이자 2차

2022

3월 14일 코로나 확진

6월 20일 (월)

두통, 소화불량, 고열로 통원

귀가 후 컨디션 회복

6월 21일(화)

남구보건소 PCR검사

6월 22일(수)

PCR검사 음성 확인 후 귀교

6월 23일 (목)

23:00

기숙사서 쓰러짐 119 구미 차병원 도착직전 경련

23:30

CT 촬영 -이상소견없음

04:00

의식있음. 장소, 계절 인지.

05:00

2차 경련. 기도관 삽입

6월 24일 (금)

10:00

포항이송

CT, MRI 촬영 - 이상소견없음

뇌척수액검사

저녁 2~3회 경련

6월 25일(토)

11:00

경대이송 응급실 기관삽관

14:00

중환자실 이동, 뇌척수액검사

6월 26일(일)

중환자실

인공호흡기

세명병원거 재확인 CT, MRI 정상

6월 27일(월)

01:00

박기수교수 면담 후 코마치료.

팔에 정맥주사 꽂을데가 없어 중심정맥관 삽입.

최대치 약투여로 경련 잡아야함.

오후 김지예 교수 주치의 선정.

자가면역 뇌염 일수도 있음.

13:00

뇌척수액검사(서울대) 의뢰

14:30

MRI 촬영

17:00

전지예 교수 면담 잦은경련으로 MRI상 뇌가 부었음. 뇌 손상이 보임. 염증 증가 속도가 빨라 최대치 약 투여 중. 자가면역 뇌염 확률 높음. 혈압 80-50

20:00

슬비 면회

6월 28일(화)

07:00 전공의 -밤사이 경련 없었음

08:30 슬비면회

전지예 교수- 밤새 경련없어 약줄이고 중심정맥관 삽입후 면역치료(리툭시맙) 5일간 예정

(시작했는지는 모름)

16:00

전지예 교수-약줄이니 약한경련. 다시 늘림. 어제보단 약 줄었음. 혈압 조금 높아짐 100-80

면회 자주 못하고 1년 걸릴지도 모르니 보호자도 쉬라함.

6월 29일(수)

08:20

전공의-약한 경련이 오는 것 같았으나 지금은 진정 상태. 어제와 비슷.

10:30

전지예 교수 -혈압 많이 올라옴. 소변 잘나오고 폐렴 없고 안정되고 있음. 경련때문에 경련약은 못줄임. 카테터 삽입 동의 필요.

11:00

카테터 삽입함. 다행히 시술동안 경련 없었음.

아마도 면역치료 시작한 듯. 정신없고 겁이나서 물어보질 못했음. 스테로이드, 면역글로불린, 리툭시맙 치료

14:00

전지예 교수- 현재 약을 너무 많이 쓰고 있음. 그럼에도 신체는 아직 괜찮음. 열도 안나고 혈압도 괜찮고 100~60 스테로이드, 면역글로불린이랑 리툭시맙 쓰면서 면역치료중. 한달간 면역치료 지속. 경기 때문에 약을 줄일수가 없고 뇌속에 경기도 조금은 있음. CT는 상태 관찰 후 찍고 다음주 기관절개해야 할 것 같음.

20:30

전지예 교수- 혈압 120~80으로 돌아옴. 해열제 없이 열안나고 소변 잘 나오고 경기는 잘 잡혀있음. 약을 줄일수는 없지만 아주 조금씩 조절해 나갈예정. 스스로 호흡을 하지 못하고 있음. 20대 여성도 2달만에 호흡 돌아옴. 경과를 지켜봐야함. 위중한 상태. 분명한건 더 나빠지진 않고 있다.

6월 30일 (목)

06:30

간호조무사-밤사이 문제는 없었음. 튜브로 약물, 영양제 투입중. 자세한건 주치의 오셔야 함.

11:50

슬비면회

전지예 교수-약을 조금만 줄여도 경기발생. 약을 줄일수 없어서 CT못찍음. 혈압이 100밑으로 떨어짐.

길게봐야함. 뇌척수액 배양에서 수두 양성이 있긴함, 대상포진 등 계속 약투여하면서 관찰중. 내일 4층 내과중환자실로 이동 예정.

16:30

전공의-혈압이 떨어지긴 했는데 더 내려가진 않고 있음.

21:00

아무리 기다려도 의사, 간호사를 만날수 없었음

7월 1일 (금)

07:50 전공의- 바빠서 나중에...

12:20 주치의

혈압이 100이하이긴 한데 괜찮은 수치고 호흡이 약하긴하지만 인공호흡기에 압력이 필요한 정도는 아님. 서울대 뇌척수액 검사결과가 나왔는데 주요 검사결과는 음성임. 그렇다고 자가면역 뇌염이 아니라는 뜻은 아니고 바이러스성 뇌염, 자가면역 뇌염 모두 염두에두고 치료중. 일부 약물에 반응을 보여 신중히 관찰하면서 투약중. 신체기능은 대부분 괜찮고 약한 경련이 남아있어 항경련제 계속 투여중. 스테로이드제 계속 투약중이며 리툭시맙은 계속 투약 예정. 주말동안 경기 잡히는 경과 봐서 CT 촬영 예정. 이것저것 다양한 검사를 하고 있음.

15:00

전지예교수-같은 내용. 종이 결과지 줄것임.

7월 02일(토)

주말이라 오전내내 의사를 만날수 없었음.

11:10 간호사-새벽에 경련이 왔었고 항경련제 증량해서 지금까지는 잘 자고 있음.

16:00 간호사- 걱정되어 호출해서 경련이 심했냐고 물으니 입꼬리쪽 경련이었고 지금은 괜찮다함. 암모니아 수치가 139로 높은데 간기능문제냐 물으니 주치의에게 물어보라함.

19:40

전지예 교수-경기는 많이 잡혀있기는 하지만 아직 약을 조금씩 올리고 있음. 약을 많이 쓰다보니 혈소판수치가 많이 떨어져 수혈이 필요할수도 있음. 수두바이러스에서 양성이긴 한데 진행상황이나 경과가 너무 심하므로 다른것을 의심. 혈압은 100정도 겨우 유지중. 어제는 폐에 물이찼는데 거의 제거했음. 스테로이드 투여완료했고 면역치료 4주 지속예정. 최소 한달은 중환자실에 있어야함. 자가면역쪽 양성이 있음.

7월 3일(일)

08:10 전공의 -밤사이 괜찮았는데 새벽에 경련 몇번해서 재우는 약을 늘렸음. 장기들 움직임도 줄어서 소화가 잘 안되어 약이 남음. 폐에도 물이 조금차서 제거함. 피검사는 잘 나와서 안정화 되어가고 있는것 같음. 두달마다 주치의가 바뀌는데 이제 다른분이 오셔서 말씀해주신다함.

17:40

주치의-어제랑 큰 차이는 없음. 약을 많이써서 혈구수치 낮긴한데 우선 지켜보는중. 오늘 CT를 찍으려다 뇌파가 약간 흔들림이 있어서 무리하지 않기로함. 내일이나 모레 뇌척수액 검사, MRI 등 하려함. 경기가 있다보니 암모니아 수치가 높긴한데, 어제보다 떨어졌고 계속 줄어들것임.

22. 7월 4일

07:50

주치의 -밤새 별일은 없었고 계속 비슷한 상태. 뇌파상 경련이 조금 보여서 항경련제 증량했음. 약을 많이 쓰고있어서 고민이긴 한데 일단 지켜보겠음. 예정대로 오늘이나 내일 MRI, 뇌척수액 검사 실시 예정. 검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보고 다시 말씀드리겠음.

10:40

전지예 교수- 어제는 수혈할만큼 안떨어졌었는데 오늘 좀 떨어져서 지켜보다 수혈해야 할것 같고 경련은 많이 줄어서 CT, PET CT 찍을 수 있을 것 같고 뇌가 좀 부어 있는 상태라 뇌척수액 검사가 가능할지 모름. 어제 밤부터 소변색이 안좋아서 항생제를 안쓰다가 다시 투약함. 감염때문인지 약때문인지 모름. 여러모로 많이 걱정되는 상황이고 오늘 뇌척수액 검사 결과가 중요함.

17:20

전지예 교수 - CT상 암은 안보임. 복수가 많이 차있기 때문에 암이 아니라고 단정지을수는 없지만 CT상은 없어보임. 약을 많이 쓰고 있기때문일수도 있음. CT상 뇌가 그렇게 많이 붓지는 않았기에 뇌척수액 검사 실시함. 기본적인 염증 수치는 많이 줄었음. 37->83->30 가장 좋은 소식임. 만약 수치가 늘었다면 절망적이었을 것임. 계속 배양하고 다른 염증을 찾아내야함. 폐에 물이 차서 폐렴이 조금 있음. 항생제 투약 예정. 뇌에 손상이 조금 있었고 경기를 많이해서 팔다리쪽 마비가 와있을수도 있음. 재활필요. 그리고 기억, 인지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을수도 있음. 지금은 후유장해를 이야기할 단계는 아님. 이번 한달이 큰 고비임. 다음주에는 기도 절개를 통한 인공호흡기 부착을 해야함.

22.07 05(화)

08:00

주치의- 어제랑 큰 차이는 없고 약을 많이 쓰기때문에 각종 수치가 낮아져있고 혈소판 수치가 많이 떨어져 수혈은 한번 해야할 것 같음.

12:20

전지예 교수-혈소판 수치가 너무 떨어져 수혈은 해야함. 면역치료 하고있고 초반 항경련제가 독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어서 줄이고 있음. 물론 줄이면 뒤에 쓴 약을 올려야 하지만 혈압 유지되고 있으니 이번주도 지켜봐야함.

18:00

전지예 교수-오후부터 갑자기 나빠짐. 동공이 조금 열려있음. 뇌압이 높아졌다는 뜻. 급히 CT찍으러감. 뇌속에서 경기도 자주나옴. 어딘가에서 출혈이 있거나 뇌가 부으면서 숨골을 누르고 있을수 있음. 숨쉬는것도 좋지 않음.

18:30

전지예 교수-걱정했던것 보다는 괜찮음. CT찍고 와서 동공 돌아옴. 뇌압 줄이는 약 쓰고 있고 혈압이 왔다갔다 하지만 아직 괜찮음. 수혈도 하루종일 했고 맥박도 어제보다 나음. 소변색도 돌아옴. 뇌염의 진행속도가 치료보다 빨라서 그런거 같다. 당분간 매일 CT찍으면서 지켜보겠음.

22. 07. 06(수)

07:20

전공의- 어제처럼 동공이 열리는 증상은 없는데 밤새 경련이 많아졌음. 혈압도 떨어져 약을 쓰고 있음.

08:45

주치의- 약재 부작용으로 피수치 안좋은 것도 있고 폐에 물찬거, 폐렴, 복수 등 다양한 영향이 있음. 아침에 수혈 영향으로 혈소판 수치는 올라왔고 빈혈수치가 좋아졌음. 약조절로 좋아졌을 것. 약조절해서 그런지 짧은 경련이 자주보임. 혈소판 등을 낮추는 약재 말고 다른 약물을 올렸음. 약을 워낙 많이 쓰고 있어서 약을 더 올리기엔 부담스러움. 동공 부분이 왔다갔다하는 게 보임. 혈압약이 영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 그래도 석연찮은

부분이 있음. 경과를 봐야함. 심장수치가 좀 높아졌는데 이유는 다양함. 심근경색은 아닌거 같긴 한데 심전도, 초음파 검사도 해봐야 할 것 같음. 교수님과 상의 후 결정하겠음.

13:00

주치의- 교수님이 보고 가셨는데 오전에 이야기한 내용과 차이는 없음. 혈소판, 빈혈은 좋아졌고 경기가 있어서 다른 약을 올려서 경기는 낮췄음. 심장수치는 초음파 요청해놨고 심장문제보다는 스트레스일 가능성 높음. 계속 지켜봐야함.

17:45

주치의- 특별히 달라진 상황은 없음. 심장 초음파에서는 큰 문제 없었음. 심장수축도 괜찮았기에 걱정되는 심근경색은 아닌거 같음. 그래도 심장수치가 올라가고 있어서 순환기내과에서 봐주기로함. 가장 걱정되는 상황은 아닌것 같음. 오훙ㅔ도 각종검사했는데 혈소판, 빈혈은 좋아짐. 약재를 조절하면서 괜찮아지는 것 같은데 간수치는 조금 오르고 콩팥은 아직 괜찮음. 경기, 뇌염, 심장수치 세 가지가 가장 문제. 뇌염은 계속 지켜보고, 경기가 걱정임. 새로운 약재를 추가하려고 고민하는데 워낙 약을 많이 쓰고 있어서 걱정이되긴함. 아주 위급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할 수 있다.

故 이선주(한글이름 슬비) 학생의 생전 모습.

故 이선주(한글이름 슬비) 학생은 경북외국어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었다. (사진=더프리덤타임지)


22. 07.07(목)

02:20

전공의- 새벽 2시경부터 혈압이 많이 떨어져 내과 당직의와 처치중. 약간 안정된 상태이긴 한데 위중함.

03:00

전지예 교수-새벽부터 혈압이 50까지 떨어지고 맥박이 너무빠름. 아무래도 뇌염이 빠르게 진행되다보니 심장, 호흡쪽으로 영향을 주는것 같음.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어 전기충격기로 로잡을 예정. 오늘밤이 고비.

03:45

심폐소생술 20분 후 돌아옴

03:50

슬비면회

04:16

슬비가 우리 곁을 떠났다.

(다음 편부터는 이상훈 기자가 직접 쓴 故 이선주(한글이름 슬비) 학생의 투병 일기를 연속으로 전제한다.)

<편집자 주>

이 칼럼(코로나 일기) 연재는 언제 끝날지 모른다.

허나 글을 읽으면서 하루라도 더 빨리 끝났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흔히들 ‘침묵은 동조’라 한다.

본 칼럼은 우리들의 이야기 또는 내 주변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어쩜 내 얘기도 될 수 있다.

본지 이상훈 기자는 무남독녀를 잃었다.

그것도 너무나도 반듯하게 잘 자라 준 아이가 그렇게 맥없이 사라졌다.

한 가정의 아이가 아닌 이 땅의 내일과 미래가 사라진 것이다.

한 줄 한 줄 읽을 때마다 가슴이 먹먹하다.

하루빨리 진실이 밝혀지고 책임질 사람들은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 줄 때, 이 땅에 사는 우리들의 내일과 미래에 대한민국은 안전하고 공정하고 투명하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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