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장소로 아랍에미리트(UAE)를 제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양측 모두 회담에 관심을 보였음을 시사했다.
◆ 푸틴, 트럼프와의 정상회담 장소로 UAE 제안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미국의 정상회담 장소에 대해 "우리가 결정하겠지만 UAE는 적절하고 적합한 장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그런 행사(러·미 정상회담)를 조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려는 많은 친구가 있다"며 "그런 친구 중 하나는 UAE 대통령"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UAE가 러·미 정상회담 개최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내비친 발언이다.
앞서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수일 내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며, 회담 장소는 추후 공개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 양측의 회담 관심 및 젤렌스키 참여 3자 회담에 대한 유보적 태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미국 중 어느 쪽이 먼저 회담을 제안했느냐'는 질문에 "양측이 관심을 표했다.
누가 먼저 말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답하며 회담 성사에 대한 양측의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참여하는 3자 회담을 제안한 데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그것에 전혀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해왔다. 그것은 가능하다"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그러나 특정 조건들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안타깝게도 그런 조건을 조성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현재로서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날 의향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의 입장 차이를 드러낸다.
우크라이나는 무조건적인 휴전과 푸틴-젤렌스키 정상회담을 요구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양국 정상회담이 협상의 마지막 단계여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