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참석한 윤희숙 혁신위원장

국민의힘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한 뒤 나와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윤 혁신위원장은 전날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과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에게 거취 결정을 요구하는 인적쇄신안을 발표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이하 여연) 원장은 12일 '윤어게인' 세력으로부터 당을 지켜야 한다며 전당대회에 출마한 혁신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여연 원장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Social Networking Service)인 페이스북(Facebook)을 통해 "계엄과 탄핵에 이르게 된 근원은 호가호위(狐假虎威) 친윤(친윤석열) 세력과 그들에 빌붙어 자리 하나 구걸하던 사람들이다. 그들이 정권을 망하게 했고, 이제 마지막 남은 당까지 말아먹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 여연 여론조사 결과, '비상계엄과 관련한 국민의힘의 반성과 사과가 충분했다'는 비율이 국민의 23%에 불과했다고 지적하며, 이는 현재의 민심과 국민 눈높이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원장은 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의 사죄안과 전한길 시민의 출당, 그리고 그를 당 안방에 끌어들인 의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간언을 당 지도부가 무시한 것에 대해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또한 "더 큰 문제는 '계엄으로 죽은 사람이 없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입당시키겠다'며 민심에 반하는 선동과 난동으로 당권을 잡으려는 윤어게인 후보들"이라며 "이들로부터 당을 지켜내야 한다. 혁신 후보들을 응원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당 대표에 당선될 경우 윤 전 대통령의 재입당 가능성을 시사한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를 비판하고, 인적 쇄신을 강조한 안철수 후보와 조경태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내비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 원장은 경선 중립 원칙을 준수해야 하는 여연 원장 직을 내려놓겠다며 사퇴 의사를 분명히 했다.

윤 전 원장은 지난달 당 혁신위 위원장에 임명된 후 비상계엄·탄핵 등에 대한 대국민 사죄문의 당헌·당규 수록, 나경원 의원, 윤상현 의원, 장동혁 의원 및 송언석 원내대표의 거취 결단 등 혁신안을 제시했으나, 지도부와 이견을 보이며 충돌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