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카프리오 전 로드아일랜드주 지방법원 판사.사진=연합뉴스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지방법원 프랭크 카프리오(Frank Caprio) 판사가 지난 20일 췌장암 투병 끝에 88세로 별세했다고 AP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프리오 판사가 운영한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Social Networking Service) 계정 ‘프로비던스에서 잡히다(Caught in Providence)’는 “그가 오랫동안 췌장암과 용감히 싸운 끝에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카프리오 판사는 ‘프로비던스에서 잡히다’ 계정을 통해 법정 이야기를 공유하며 전 세계적으로 10억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지난 2017년 1월 주차위반 재판에서 피고인의 어린 딸에게 “벌금 300달러, 100달러, 50달러, 0달러 중 얼마를 부과할까?”라고 묻고, 딸이 50달러를 선택하자 “벌금 대신 엄마가 아침 식사를 사주라”고 제안한 영상은 유튜브에서 1천만 회 이상 조회되며 화제가 됐다.
그의 법정은 “사람과 사건이 친절과 연민으로 만나는 곳”으로, 방향지시등 미사용이나 시끄러운 파티 같은 경미한 사건의 피고인들에게 공감의 판결을 내렸다.
아들이 살해된 여성의 400달러(약 56만원) 벌금을 면제하거나, 시급 3.84달러(약 5천400원) 바텐더의 신호위반을 관대히 처리한 사례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한 영상에서 “미국 ‘충성 맹세’의 ‘모두에게 자유와 정의’가 현실과 다르다”며 “저소득층 90%가 의료, 퇴거, 교통위반 문제와 홀로 싸운다”고 지적했다.
카프리오 판사는 1985년부터 2023년까지 프로비던스 지방법원에서 근무하며, 2018~2020년 방송된 ‘프로비던스에서 잡히다’로 전국적 명성을 얻었다. 프로그램은 주간에미상(Daytime Emmy Awards)에 4번 후보로 올랐다.
그는 지난 2023년 12월 췌장암 진단을 공개하며 기도를 요청했고, 다음해 5월 마지막 방사선 치료를 마쳤다.
그러나 지난 8월 19일 병원 재입원 후 건강 악화를 알리며 다시 기도를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