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들어간 최형두 의원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한국교육방송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EBS법)이 상정되자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에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에서 한국교육방송공사(EBS)법 개정안의 본회의 의결을 저지하기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돌입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5일 필리버스터 종결 후 본회의를 통과한 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방문진법) 개정안과 함께 '방송 3법'으로 불린다.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은 이비에스(EBS)법을 포함한 '방송 3법'이 '글로벌 표준'에서 벗어나 공영방송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21대 국회까지 이 법(기존 법안)을 유지해 온 것은 앞선 선배 의원들이 무식하거나 게으르거나 정파의 이익을 좇아서 그런 것이 아니다. 이게 글로벌 표준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방송3법 개정안 처리 현황

윤석열 정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던 방송 3법(방송법·방문진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중 하나인 방송문화진흥회법(방문진법) 개정안이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방문진법 통과에 이어 한국교육방송공사법(EBS법) 개정안이 이날 본회의에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최형두 의원을 필두로 EBS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에 또다시 돌입했다.사진=연합뉴스


최 의원은 국회 과방위에서 동료 의원들이 '글로벌 표준'을 간과한 채 윤석열 정부 비판을 주된 이유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지난 정부 여당의 잘못을 답습하지 말고 정해진 원칙대로 하면 된다. 왜 굳이 이런 식으로 해서 공영방송을 더 글로벌 표준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최 의원은 '방송 3법'이 공영방송의 '민주적 대표성'을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 재산인 지상파와 국민의 방송을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지 않은 사람에게 넘겨도 되느냐"라며 이는 "헌법 1조 위반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공영방송을 정말 공정한 방송으로, 국민의 방송으로 돌려놓으려면 지배 구조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 의원은 오는 8월 25일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을 언급하며, "미국에서 만일 이런(방송 3법) 얘기를 하면 미국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저 나라가 보편 가치의 표준에서 벗어나는구나', '언론의 자유를 흔들려고 하는구나' 이런 의구심을 사기 시작하면 정상회의 때 우리 대통령의 권위도 무너진다"며 국익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경고했다.

EBS법 무제한 토론 시작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 EBS법 개정안 무제한 토론을 시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번 EBS법 개정안은 EBS 이사 수를 기존 9명에서 13명으로 늘리고, 이사 추천 주체를 다양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은 필리버스터 돌입 전 법안 제안 설명을 통해 "EBS의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 및 합리적 운영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개정안이 "사회 각 분야 대표성 등을 반영해 이사회를 확대하고 사장 선출 방식을 보다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