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7사단 방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강원도 화천 7사단에서 군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Social Networking Service)를 통해 국방력에 대한 비상식적인 인식을 드러내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대통령은 "인구 문제는 심각하고 당장의 병력 자원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상비 병력 절대 숫자의 비교만으로 우리의 국방력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단언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외국 군대가 없으면 자주국방이 불가능한 것처럼 생각하는 일각의 굴종적 사고"를 비판하며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까지 인용했다. 작금의 안보 현실에 대한 깊이 없는 이해와 동맹의 가치를 폄훼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국가 안보의 근간을 흔들고 국민적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무모한 시도에 다름 아니다. 핵무장한 북한이 노골적으로 비대칭 전력 증강에 매달리는 냉혹한 현실을 외면한 채, 국방을 감성적 구호와 기술 만능주의로 재단하는 것은 대한민국 안보를 도박에 거는 위험천만한 행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인공지능(AI) 전투 로봇, 자율 드론(Drone), 초정밀 미사일 체계를 구비한 소수 정예병력만으로도 수천, 수만의 적을 감당할 수 있다며 '스마트 강군론'을 주장했다. 첨단 기술을 활용한 국방력 강화는 미래를 위한 필수 과제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기술적 우위가 북한의 비대칭 전력, 특히 핵무기라는 존재론적 위협 앞에 만능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실전 배치하고 소위 '비대칭 확전 교리'를 공언하며 핵 능력 고도화와 재래식 전력을 압도하는 비대칭 전력 증강에 광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이러한 핵 위협은 단순히 병력 숫자나 최첨단 재래식 무기만으로 대응할 수 없는 차원의 문제다. 핵무기를 억제하는 것은 굳건한 한미 동맹과 미국의 핵우산(Nuclear Umbrella)에 근간을 두고 있으며, '외국 군대 없는 자주국방'만을 주장하며 이 동맹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것은 자율적 자주국방의 근간을 스스로 허무는 '자충수'나 다름없다. 주한미군(USFK, United States Forces Korea)은 한반도의 군사적 균형을 유지하고 북한의 오판을 억제하는 것을 넘어, 핵 위협에 대한 실질적인 억제력을 제공하며 동북아시아 전체의 안정을 담보하는 필수불가결한 전략적 자산이다. 미국과의 굳건한 군사 동맹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은 세계 5위의 군사력을 갖추고 연간 북한 국내총생산(GDP, Gross Domestic Product)의 약 1.4배에 달하는 국방비를 지출하며 지금과 같은 경제적 번영을 이룰 수 있었던 근간이자 보루였다. 미국, 영국, 이스라엘 같은 첨단 군사 강대국들조차 강력한 동맹을 기반으로 군사적 역량을 확장하고 첨단 기술과 전통적 군사력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동맹군과의 협력 체계를 '굴종의 산물'이 아닌, 국익을 위한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 국제 정세의 냉엄함 속에서 홀로 안보를 담보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낭만주의에 불과하다.

역사적 경험은 '국방이 곧 경제'라는 엄중한 진실을 가르쳐준다. 6·25 전쟁 이후 폐허 속에서 대한민국이 현재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군사적 지원과 한미 동맹이라는 든든한 안보 기반이 있었기 때문이다. 안보 불안은 국내외 투자를 위축시키고 경제 활동을 마비시키며, 국가 신인도를 떨어뜨려 경제적 위기를 초래한다. 강력하고 안정적인 국방력은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부여하고, 기업들이 안심하고 경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필수적인 토대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방 관련 발언은 이러한 기본적인 안보 현실과 경제 원리를 무시하는 것으로,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경제적 번영을 동시에 위협하는 무책임한 행태이다. 자유 대한민국은 냉엄한 국제 현실을 직시하고, 굳건한 한미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며, 핵무장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국방력 강화와 함께 안정적인 재래식 전력을 유지하는 균형 잡힌 안보 정책을 펼쳐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책임지는 지도자가 갖춰야 할 합리적이고 전략적인 자세이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자주국방의 길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안보 현실 인식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더프리덤타임즈'는 지도자에게 냉철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균형 잡힌 국정 운영 능력이 요구됨을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