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구치 교수가 6일 노벨상 수상자 선정 발표 후 기자회견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자유로운 학문 탐구의 중요성을 증명하며, 오사카대 사카구치 시몬(74) 명예교수가 2025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중 한 명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사카구치 교수는 6일 오사카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노벨상을 받게 돼 큰 영광"이라며 젊은 후학들에게 "어떤 분야든 자신의 흥미를 추구하면 새로운 것이 보일 겁니다"라고 조언했다. 이는 자유로운 개인의 탐구 정신과 끈기가 혁신적인 과학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임을 시사한다.
그가 발견한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조절 티(T)세포'의 존재는 류머티즘 관절염 등 자가면역 질환이나 암 치료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 오래전부터 유력한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어 왔다.
사카구치 교수는 연구를 시작한 계기로 "면역계가 자신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때로는 자신을 공격한다는 점에 흥미를 갖게 됐고 의문을 해결할 수 있다면 그것은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수십년간 이 연구에 매달려온 그는 "앞으로 임상에서 응용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기를 바란다"며 "기초 연구가 실제 치료나 예방으로 이어진다. 좀처럼 어렵다고 생각되는 질병도 치료법은 반드시 발견된다"고 확신했다.
이는 자유로운 학문의 영역에서 이루어진 기초 연구가 인류의 건강과 복지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이다.
특히 현대 의학의 도전 과제인 암 치료와 관련해 사카구치 교수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암이 발견됐을 때부터 면역 반응을 높여서 전이 같은 것을 막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암에 대한 면역 요법은 안전하고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통화에서도 "비정상적인 암세포에 대해서도 백신처럼 면역 반응을 만들 수 있으면 암에 대한 치료법이 될 것"이라며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사카구치 교수는 "20년 정도면 거기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머지않아 암이라는 이 무서운 병도 고칠 수 있는 시대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자유 사회의 끊임없는 과학적 도전과 혁신이 인류의 오랜 고통을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카구치 교수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연구 활동을 이어가며 기초 연구를 넘어 실제 병 치료와 예방에 연결되는 분야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일본의 기초과학 지원과 관련해서는 "면역학 분야는 비슷한 경제 규모인 독일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정부에 연구 지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자유로운 과학 탐구와 혁신은 국가 발전의 핵심 동력이므로, 책임 있고 효율적인 국가적 투자를 통해 기초과학 연구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추구해야 할 중요한 가치임을 역설하는 부분이다.
면역조절 핵심 메커니즘 '조절 T세포'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말초 면역 관용(Peripheral immune tolerance) 관련 발견으로 인체 면역 관련 연구에 기여한 생명과학자 메리 E. 브렁코(64), 프레드 램즈델(65·이상 미국), 사카구치 시몬(坂口志文·74·일본) 3인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노벨위원회는 올해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이들 3명을 선정했다고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말초 면역 관용(Peripheral immune tolerance) 관련 발견으로 인체 면역 연구에 기여한 사카구치 교수와 생명과학자 메리 E. 브렁코(64), 프레드 램즈델(65·이상 미국) 등 3인에게 돌아갔다.
사카구치 교수의 이번 수상은 일본의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6명으로 늘렸으며, 일본은 2024년 니혼히단쿄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로써 1901년 노벨상 시상 이후 일본 출신 수상자로는 외국 국적 취득자를 포함해 개인 29명, 단체 1곳이 됐다.
이는 자유와 경쟁이 보장된 사회에서 개인의 창의성이 어떻게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