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예방접종을 하는 미국 어린이.사진=연합뉴스

미국 식품의약품청(FDA, Food and Drug Administration)에서 코로나19 백신과 아동 사망을 직접적으로 연관 짓는 내부 문서가 작성되어 미국 내에서 백신 안전성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New York Times)는 '백신 회의론자'로 불리는 비나이 프라사드 박사(FDA 백신 책임자)가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프라사드 박사는 해당 메모에서 "FDA는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이 미국 아동들을 죽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것"이라고 밝히며, FDA 내부 검토 결과 최소 10명의 아동 사망이 코로나19 백신과 연관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동 사망의 원인은 심근염이라고 설명했으나, 사망 아동들의 연령, 기존 건강 문제 유무, 백신 접종과 사망의 연관성 판단 방식, 백신 제조사 등 구체적인 세부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

프라사드 박사는 또한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를 비난하며, 학교와 직장에서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로 사람들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백신 접종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프라사드 박사의 주장은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문제 삼으며 국가 백신 정책을 재편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와 궤를 같이한다.

현재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은 코로나19 백신을 '지금까지 만들어진 가장 치명적인 백신'이라고 규정한 바 있으며, 취임 이후 자신과 비슷한 백신 회의론자들을 주요 직위에 배치했다.

이에 따라 보건 당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을 노인과 기저 질환자로 대폭 축소했으며, 다른 백신들에 대해서도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FDA.사진=연합뉴스


FDA 책임자의 이번 주장에 대해 백신 전문가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FDA의 내부 검토 결과가 동료 평가를 거친 의학 저널에 발표되지 않아 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로 1백만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다수의 보건 전문가는 백신이 사망자 규모를 줄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백신이 안전하지 않다는 주장이 백신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전염병 확산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미국 등지에서는 홍역과 백일해 등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의 발생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프라사드 박사의 메모는 다음 주 회의가 예정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Advisory Committee on Immunization Practices)에 전달될 예정이다.

ACIP는 미국 내 예방접종 권고안을 공식적으로 수립하는 기관이다.

미네소타 대학교(University of Minnesota) 전염병학자인 마이클 오스터홀름은 프라사드의 메모가 ACIP 회의 전에 의도적으로 공개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백신 접종이라는 공중 보건상 매우 중요한 문제를 이러한 방식으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프라사드 박사는 메모에서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하는 방식 또한 대폭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백신이나 위약을 사용하는 임상 시험에서 임산부 등 모든 집단을 포함해야 하며, 폐렴 백신 역시 실제 질병 감소 효과를 입증하는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정책 변화는 제조사의 백신 생산 비용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