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두고 대기하는 기사들.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버스 노사의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23일 현재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이 제시한 10%대 임금 인상안조차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무 협상에서 서울시버스조합은 10%를 넘는 높은 인상률을 제안했으나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시버스조합 관계자는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구체적 수치를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10% 이상의 임금 인상을 제안했으나 노조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제안 내용은 회원사에도 통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경에는 서울고등법원이 지난 10월 동아운수 근로자 소송 항소심에서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판결이 있다. 이는 작년 말 대법원 판례를 따른 결과로, 통상임금 상승에 따라 각종 수당이 증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판결 이후에도 노사는 인상 폭과 임금 체계 개편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서울시버스조합은 올해 부산(10.48% 인상), 대구(9.95% 인상), 인천(9.72% 인상) 등 다른 지자체 합의 사례를 들어 높은 수준의 안을 제시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초과분만 계산해도 13% 수준이라며 조합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임금 체계 개편도 핵심 쟁점으로, 서울시버스조합은 판결 영향을 반영한 새 체계 도입을 요구하나 노조는 추가 지급과 별도로 기본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조는 24일 총회를 열어 파업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미 5월 조정 무산으로 쟁의권을 확보한 노조는 조합원 동의만 얻으면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10%대 제안을 거부한 채 파업을 강행하면 시민 여론 악화가 우려돼 실제 실행은 불투명하다.

올해 수능 기간에도 갈등이 커졌으나 파업은 없었다.

서울시버스조합은 파업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조합 관계자는 “노조와 교섭을 계속 진행 중이고, 합리적인 선에서 임금 인상안이 원만하게 합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 과정에서 노조의 입장도 최대한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