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해방군 동부·중부전구 사령관 상장 진급식.사진=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해협과 베이징 수도 방어를 관할하는 인민해방군 산하 동부전구와 중부전구 사령관을 각각 상장(대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이는 최근 중국 군부 내 대규모 숙청 작업이 일단락되고 지도부 개편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South China Morning Post) 등 현지 주요 매체는 12월 23일 이와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2월 22일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주관한 진급식에서 시진핑 주석은 양즈빈(楊志斌) 동부전구 사령관과 한성옌(韓勝延) 중부전구 사령관에게 직접 진급 명령서를 낭독했다.

시진핑 주석은 국가주석직 외에 공산당 총서기,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직하며, 인민해방군 최고사령관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

인민해방군은 동·서·남·북·중부 지역을 관장하는 5개 전구(戰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전구는 육·해·공군을 모두 포함하는 통합 조직으로 운영된다.

이들 전구는 하부에 집단군, 사단 또는 여단, 연대, 대대, 중대, 소대 순으로 조직되어 있다.

특히 동부전구는 동중국해와 대만해협 관련 사태에 투입되는 최전선 전구로,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중부전구는 베이징을 포함한 중국 수도권 방어를 책임진다.

양즈빈 동부전구 사령관(62세)은 지난 10월 전임 린샹양 동부전구 사령관이 '심각한 기율 및 법률 위반 혐의'로 낙마한 이후 중장 계급으로 동부전구를 이끌어왔다.

통상 중국에서 전구 사령관은 상장 계급을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홍콩 명보는 양즈빈 사령관이 허난성 안양 출신이며, 난징 군구 공군 제26항공단 사단장과 상하이 공군 사령부 사령관을 거쳐 2021년부터 남부전구 사령부 부사령관에 이어 동부전구 사령관 대행으로 재직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대만해협에 주둔한 푸젠성 소재 제8공군단 제26사단에서 오랜 기간 복무하며 사단장까지 역임한 '대만해협 문제 전문가'로 알려졌다.

한성옌 중부전구 사령관(62세)은 허베이성 주루현 출신으로, 청두 군구 공군 부참모장, 란저우 군구 공군 참모장, 청두 군구 공군 부사령관, 공군 시험훈련기지 사령관 등을 역임했다.

그는 2018년부터 중부전구 공군 사령관에 이어 중부전구 사령관 대행직을 수행해 왔다.

특히 지난 9월 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통상 상장이 맡아왔던 관례를 깨고 열병식 총사령관을 맡아 지휘하여 주목받았으며, 이번 진급식에서 공식 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 인민해방군 5대 전구 편제.사진=중국 신경보망 캡처/연합뉴스


이번 동부전구와 중부전구 사령관에 대한 상장 승진 발령은 최근 중국 군부에서 대규모 숙청이 단행된 이후 이루어진 것으로, 인민해방군 지도부 개편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분석했다.

앞서 10월에는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20기 4중전회)를 앞두고 허웨이둥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먀오화 중앙군사위원 등 최고위급 장성 9명이 '심각한 직무 범죄 혐의'를 이유로 숙청된 바 있다.

이보다 앞선 2023년에는 웨이펑허 전 국방부장과 리샹푸 전 국방부장이 실각하는 등 시진핑 주석의 군부에 대한 전방위적인 숙청 작업이 진행되어 왔다.